[WBC]류중일 감독, "대만전 최대한 이기겠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7회 정대현이 2사 2루의 위기를 벗어나자 박수를 치고 있다.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e-mail]

처음으로 승장의 자격으로 앉았지만,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4일 호주를 6대0으로 완파하고 1승1패를 기록했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승리의 주역인 이승엽, 송승준과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류 감독은 취재진으로부터 승리 소감, 5일 대만전에 관한 집중적인 질문에 단호하면서도 비장한 목소리로 답했다.

류 감독은 "초반 송승준이 분위기를 잘 잡아줬고, 박희수 노경은 등 이어 나온 투수들 모두 잘 막아주며 최고의 피칭을 했다"며 투수진을 칭찬한 뒤 "타자들이 침체했었는데 오늘을 계기로 살아났다. 초반 이승엽이 찬스를 만들어주고 김현수가 적시타를 날렸다. 하지만 좀더 점수차를 벌리지 못한게 아쉽다"며 공격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대만전에 대해서 류 감독은 "최악의 경우 2승1패로 떨어질 수도 있는데, 일단 앞 경기인 호주-네덜란드전 결과를 봐야겠지만, 대만전은 이기되 점수차가 많이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게임을 보고 작전을 짜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대만전 타순에 대해서는 "정근우가 부진하지만, 국내 최고의 2루수로 1,2번에 번갈아 나가는 선수다. 언젠가는 자기 몫을 해낼 선수이기 때문에 내일은 선발출전시키겠다"면서 "이승엽은 원래 왼손 공을 잘 치니까 내일 아침 상황을 보고 선발 라인업을 결정하겠다"며 신뢰를 보냈다.

이날 대만전 선발은 왼손 장원준으로 예고됐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5명의 선발 후보중 장원준이 공끝이 가장 좋다. 대만이 왼손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선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만팬들의 소음에 가까운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류 감독은 "잠실과 같은 3만 구장에서 게임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관중으로 인한 흔들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