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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벌어진 B조 1라운드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우려했던 타선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대표팀은 네덜란드 투수들을 상대로 9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뽑아내는데 그쳤다. 이전 연습경기에서 타선 연결이 잘 안된다고 했던 류 감독의 걱정이 첫 경기에서 현실이 돼 버렸다. 수비실책, 베이스러닝 미스, 마운드 붕괴 등이 동반돼 0대5로 무릎을 꿇었지만, 근본적인 패배의 원인은 타선 침묵이었다.
0-1로 뒤진 4회는 동점 찬스를 놓쳐 이날 패배의 결정적인 승부처가 됐다. 1사후 이용규의 볼넷과 김태균의 좌전안타로 1,2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믿었던 이대호와 김현수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2S에서 마크웰의 바깥쪽 공을 잘 밀어쳤지만, 우측 펜스 앞에서 잡혔다. 김현수는 풀카운트 끝에 빗맞은 타구를 날리며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네덜란드의 두 번째 투수 올랜도 인티마를 맞아서도 제대로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다. 인티마는 최고 140㎞대 직구와 빠르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다. 대표팀은 0-3으로 뒤진 6회초 선두 최 정이 우전안타로 출루했지만, 정근우가 3루수앞 병살타를 때리며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7회에는 무사 1,2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진영이 땅볼아웃돼 1사 1,3루. 강민호는 인티마의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리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2사후 대타로 들어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138㎞ 직구를 배트 중심에 맞히지 못하고 2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다.
전반적으로 실전 감각이 오르지 못한데다 집중력마저 읽은 게 이날 타선 침묵의 이유였다. 류 감독가 우려했던대로 타선 연결이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공격의 맥이 자주 끊겼다. 출루 자체가 힘든 까닭으로 빠른 발을 지닌 선수들의 활기찬 베이스러닝은 아예 기대할 수도 없었다. 0-5로 뒤진 8회부터는 추격 의지조차도 꺾인 상태였다.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