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기태 감독, 우규민 캠프 지각합류 시킨 이유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2-27 10:27 | 최종수정 2013-02-27 10:27



LG 잠수함 투수 우규민의 오키나와 캠프 합류, 단순한 실전테스트를 위한 조치일까.

우규민이 우여곡절 끝에 오키나와에서 진행중인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지난 1월 열린 자체 체력테스트에서 탈락, 2군 훈련이 이어지고 있는 진주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 우규민은 캠프 종료 9일을 앞둔 26일 오키나와 캠프에 짐을 풀었다. 같이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했던 이동현이 오키나와 캠프 시작부터 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애간장이 타는 겨울이었다. 훈련, 그리고 연습경기에 나설 기간이 짧든, 길든 오키나와 캠프 합류로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게 된 우규민이다. 허리가 좋지 않은 여파로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했는데, 오카나와 캠프 합류 자체가 진주에서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례적인 행보다. LG 선수단은 내달 5일까지 훈련과 연습경기를 진행한 후 6일 귀국한다. 우규민이 일본땅에서 공을 던지고 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 LG는 앞으로 SK, KIA, 넥센, 한화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있다. 28일부터 하루 휴식일을 가지고 6일 동안 5경기를 치른다. 우규민은 선발 후보다. 당연히 연습경기에서 선발테스트를 치른다. 이럴 경우 아무리 많아야 2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선수 컨디션을 위해 무리하게 오키나와에 합류시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실전 감각은 시범경기를 위해 끌어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우규민의 합류를 통해 김기태 감독의 두 가지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첫째, 시범경기 전 선발진의 윤곽을 대략적으로 잡겠다는 것이다. 현재 주키치, 리즈 외에 선발진이 확정되지 않은 LG로서는 시범경기에서 나머지 선발투수들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시즌을 확실하게 대비하게 해야한다. 따라서, 오키나와 연습경기를 통해 잠정적으로 선발후보들을 정해놓는다는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우규민 역시 이번 시즌 유력한 선발후보다. 김 감독은 한 경기가 됐든, 몇 경기가 됐든 우규민이 던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두 번째는 김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감독들 중 호불호가 가장 확실한 감독으로 꼽힌다. 한 번 믿음을 주면 끝까지 믿음을 주고, 김 감독의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하는 선수라면 가차없이 눈길을 주지 않는 스타일이다. 김 감독은 1월 체력테스트 후 사이판 캠프에 출국하기 전 "탈락한 선수들이라도 몸을 잘 만들었다는 보고가 들어온다면 언제든 부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우규민이 진주에서 열심히 훈련했다는 보고가 김 감독에게 들어갔고, 김 감독은 시기에 관계 없이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감독이 자신을 믿어준다는 마음을 갖게 된 우규민은 오키나와에서 일구, 일구에 혼신의 힘을 다할게 분명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