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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이진영 윤석민, 이번에도 영웅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2-27 09:49


윤석민이 이번 WBC에서도 영웅으로 떠오를지 기대가 모아진다. 도류(대만)=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합숙훈련을 마치고 1라운드가 벌어지는 대만 타이중으로 이동했다.

대표팀은 27,28일 대만의 군인 및 실업 올스타와 두 차례 공식 연습경기를 가진 뒤 3월1일 1라운드 첫 관문인 네덜란드전을 치른다. 지난 두 번의 WBC에 비해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팀은 최소 4강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올랐고, 2009년 2회 대회때는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두 차례 WBC의 호성적을 토대로 국내 프로야구는 폭발적인 관중 증가라는 부수 효과를 얻었다. 이번 WBC에서도 팬들은 대표팀이 한국 야구의 위상을 다시 한번 떨쳐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성적에 대한 책임론은 차치하고라도 정규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판'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1,2회 대회와 마찬가지로 영웅이 필요하다. 대표팀의 모든 멤버들이 톱니바퀴 돌 듯 각자 역할을 100% 해낸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이 한결같을 수는 없다. 몇몇 영웅들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1회 대회에서는 도쿄돔에서 연출된 이승엽의 홈런, 이진영의 다이빙캐치 등이 한국의 4강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회 대회에서는 불펜 정현욱, 선발 윤석민 등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승엽은 이번 대회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1회 대회와 마찬가지로 포지션은 3번 1루수가 확정적이다. 그동안 연습경기에서는 홈런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타격감은 상승세를 탄 상황. 물론 이승엽에게 언제나 홈런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승엽은 지난해 삼성에 복귀하면서 타격 컨셉트를 바꿨다. 장타를 날리기 위한 파워풀한 스윙 대신 맞히는데 중점을 두는 타법으로 3할대 타율(0.307)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찬스에서 어떤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지 궁금하다.

이진영은 타자 가운데 김태균과 함께 세 차례 WBC에 모두 출전하게 된 선수다. 1회 대회때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전에서 0-2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서 니시오카가 우익선상으로 날린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국민 우익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2회 대회 일본전에서는 사토자키의 우전안타때 2루주자 이와무라를 정확한 홈송구로 잡아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진영은 이번 대회에서는 선발 우익수보다는 백업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빙의 승부가 후반까지 이어질 경우 대수비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민은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다. 그동안 4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해 5승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5를 기록했다. 일찌감치 1라운드 첫 경기 선발로 내정됐다. 1라운드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윤석민 말고는 대안이 없다. 윤석민 수준의 기량과 국제대회 경험을 가진 투수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WBC에서는 준결승서 강타선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6⅓이닝 7안타 2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윤석민은 2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결승라운드에서도 윤석민이 준결승 또는 결승서 마운드를 책임져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제2의 정현욱 역할을 기대받고 있는 투수는 노경은이다. 현재 대표팀 투수 가운데 컨디션이 가장 좋다. 지난해 두산에서 선발로 변신해 성공을 거둔 노경은은 이번 대회에서 중간계투로 나선다. 정현욱은 2회 WBC에서 5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했다. 고비마다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펼친 덕분에 '국민 노예'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이 붙었다. 연투가 가능하고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노경은이 정현욱을 대신할 수 있는 후보다.

'영웅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누가 극적인 순간, 주연으로 떠오를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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