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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선, 부활의 서막이 올랐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2-17 13:55 | 최종수정 2013-02-18 06:18


◇KIA 이범호. 스포츠조선 DB

'호랑이 군단'이 으르렁대고 있다. 막강 타선의 포효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를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성공리에 마친 KIA는 지난 9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제2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담금질의 시기다. 애리조나에서 다졌던 체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실전연습경기 위주의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다른 팀과 실제 경기를 치르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기술을 실질적으로 몸에 익히기 위해서다.

일본 프로팀과 국내 팀을 포함해 총 14차례 예정된 연습경기 일정은 이제 막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14일과 16일에는 일본 프로팀인 니혼햄, 야쿠르트와 두 차례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2패. 아직은 중간계투진의 구위가 완성되지 않은 탓이 각각 2대3, 5대9로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연습경기는 어차피 승패보다는 경기 내용에 나타난 팀의 모습이 더 중요하다. 희망의 단서들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중심타자들의 부활 징조다. 지난해 KIA는 너무나 많은 타자들이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특히 중심타선에서 힘을 내야 할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이 모두 부상으로 인해 기량의 반도 발휘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초래했다.

그런데 이들이 올해만큼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 실력이 있는 선수들인 만큼 부상만 없다면 지난해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던 이들이다. 재활훈련을 충실히 이행한데다 지난해 말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와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를 다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그 결과가 연습경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팀 성적의 열쇠로 평가받는 이범호는 가장 빨리 정상 페이스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니혼햄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던 이범호는 16일 야쿠르트전에는 3번-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회와 3회, 5회, 세 차례 타석에 나와 모두 안타를 뽑아냈는데, 타구의 방향성과 팀 기여도에서 주목을 받을만 했다.

3개의 안타가 중전 안타, 좌익선상 2루타, 우전 안타로 고르게 퍼졌다. 밀어치고 당겨치는 스프레이 히터로서 이범호의 진가가 나타났다. 더불어 이제는 더 이상 허벅지 부상의 영향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체가 튼튼히 받쳐주기 때문에 몸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결대로 밀어치거나 빠르게 잡아당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3회에 기록한 2루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좌익선상으로 깊숙히 굴러가 코스도 좋았지만, 이범호가 마음껏 달려 2루에 안착했다는 것은 이제 러닝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이범호 뿐만이 아니다. 최희섭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최희섭은 2경기에 모두 4번-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가 붙박이 1루수이자 4번타자라는 뜻이며, 건강에도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 2경기에서 최희섭이 기록한 성적은 5타수 2안타 2타점. 겨우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아 이것만으로 평가하기는 무리지만, 4번타자로서 존재감이 엿보였다. 나지완 역시 2경기에 우익수와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7타수 3안타, 5할에 가까운 활약을 하면서 입대를 미루고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적들은 어디까지나 '예고편'일 뿐이다. 아직은 조금 더 그림이 덧칠해져야 진짜 맹호 타선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 열쇠는 김상현에게 있다. 김상현도 캠프를 무사히 치르고 있는데, 실전 성적은 아직 신통치 않다. 2경기에 나와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김상현 역시 몸상태에 문제가 없는만큼 맹타를 터트리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김상현마저 눈을 뜨게 될 때 진짜 호랑이군단의 맹호타선은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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