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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이유는 부와 명예 두 가지 때문이다.
신시내티의 추신수가 지난 12일(한국시각) 737만5000달러(약 81억원)에 1년 계약을 했다. 연봉조정신청을 한 상황에서 추신수가 요구한 금액(800만달러)과 구단 제시액(675만달러)의 중간 지점에서 연봉이 결정됐다. 풀타임 메이저리그 5시즌을 마친 추신수의 가치가 어느덧 1000만달러를 바라보는 위치까지 올랐다. 이로써 추신수는 1년 연봉 기준으로 한국 선수로는 박찬호 다음으로 많은 돈을 받는 해외파 선수가 됐다. 박찬호는 텍사스 시절 최고 155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었다. 그렇다면 역대 한국 출신 해외파 선수 가운데 총액 기준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선수는 누구일까. 구단 발표와 언론 보도(추정치 포함)를 종합해 따져본 결과 류현진, 이대호처럼 미래의 계약 기간과 연봉을 보장받은 경우까지 통틀어 살펴도 현역에서 물러난 박찬호를 넘어선 선수는 없다.
박찬호는 지난 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2011년 일본 오릭스를 거쳐 지난해 한화에서 뛸 때까지 계약금, 연봉, 인센티브를 합쳐 총 8935만4945달러(약 975억원)를 벌어들였다. 2001년말 텍사스와의 FA 계약을 통해 5년간 650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린 것이 그를 야구 재벌의 위상에 올려놓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어 한화 류현진이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박찬호 이승엽 다음으로 많은 연봉을 확보한 선수가 됐다. 류현진은 2006~2012년까지 한화에서 7년 동안 18억9000만원을 받았다. 계약금과 연봉을 합친 수치다. 그러나 이번에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보장받은 몸값은 그것의 20배가 넘는다. 류현진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3600만달러(약 393억원)를 받기로 했다. 한화 시절 벌어들인 액수와 합치면 약 411억90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류현진은 6년 내내 메이저리그 신분을 보장받아 한국 최고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4위에 오른 넥센 김병현은 총 244억8000만원을 벌어들였다. 99년부터 2007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2005만달러(약 219억원)의 연봉을 받은 김병현은 이후 마이너리거와 무소속 신세로 지내다가 지난 2011년 라쿠텐으로 옮기면서 3300만엔(약 3억8000만원)을 받았다. 또 지난해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6억원을 받고 넥센에 입단한 뒤 올시즌에는 6억원에 재계약했다.
추신수가 단 번에 5위로 올라섰다. 2001년 계약금 135만달러를 받고 시애틀에 입단한 추신수는 2011년 처음으로 연봉조정자격을 얻으면서 연봉이 백만 단위로 껑충 뛰었다. 이번에 737만5000달러에 계약해 누적 연봉 1850만달러(약 200억원)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이번 시즌 종료후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앞세워 FA 대박을 노리고 있어 박찬호에 버금가는 재벌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올해 시카고 컵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 정복에 나선 임창용이 국내 시절 35억5300만원과 일본 야쿠르트에서 받은 150억원을 합쳐 185억53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아 6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이대호는 롯데 시절 25억7900만원에 오릭스에서 올해까지 2년간 받을 7억엔(약 81억3000만원)을 합쳐 약 107억900만원을 벌어들였고, 한화 김태균이 올해 연봉 15원까지 계산해 누적 연봉 약 100억원을 기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