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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6년간 꾸준히 던지면 그레인키 못지않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12-14 12:09 | 최종수정 2012-12-14 12:09


류현진은 앞으로 6년 동안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경우 평균 연봉 2000만달러 이상의 특급 대우를 받게 된다. 스포츠조선 DB

과연 얼마까지 벌 수 있을까.

LA 다저스 류현진은 6년간 총액 3600만달러를 받는다. 보장된 금액이다. 류현진은 2018년까지 앞으로 6년 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하든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가 되든 신분의 변화없이 3600만달러를 고스란히 받는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선수로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보스턴)와 다르빗슈(텍사스)도 그랬지만, 그만큼 아시아 야구가 메이저리그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류현진은 또 투구이닝에 따라 매년 100만달러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그러니까 6년 동안 매 시즌 200이닝을 채우면 최대 600만달러의 보너스가 추가돼 총 4200만달러를 받게 되는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200이닝을 채우려면 선발로 30경기 이상 등판을 해야 한다. 즉, 부상없이 풀타임을 뛰어야 하는데, 이게 바로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바라는 사항이다. '이닝 이터(inning eater)'로서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류현진은 사이영상 투표결과에 따라 별도의 보너스를 받는다. 보너스 조항이 많기는 하지만, 아무리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3600만달러는 6년 동안 무조건 받는다.

류현진은 또 부수적인 조건으로 계약 첫 5년 동안 합계 750이닝을 채우면 6년째 계약을 포기하고 FA를 선언할 수 있다. 내년부터 2017년까지 5시즌 동안 합계 750이닝, 시즌 평균 150이닝을 던지면 FA된다는 소리인데, 이는 곧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선발투수로서 5시즌을 꾸준히 던졌다는 것은 다저스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FA를 선언할 경우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날아들게 돼 있다.

FA가 되는 시점이 2017년이든, 2018년이든 류현진의 나이는 30세 또는 31세가 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한창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나이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6년간 3600만달러의 조건을 받아들인 이유는 바로 나이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6시즌 동안 류현진이 꾸준히 10승 이상을 올렸을 경우 FA 자격이 주어지면 몸값은 어디까지 뛰어 오를까. 기분 좋은 상상이다. 요즘 시대에 특급 선발투수의 평균 연봉은 1500만달러가 기본이다. 류현진의 동료가 된 잭 그레인키는 6년 동안 1억4700만달러, 연평균 2450만달러의 조건에 계약을 했다. 그레인키는 올시즌 밀워키와 LA 에인절스에서 15승5패, 평균자책점 3.48, 200탈삼진을 기록했다. 2009년 캔자스시티에서는 16승8패, 평균자책점 2.16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통산 성적은 91승78패, 평균자책점 3.77이다.

바로 꾸준함이다. 류현진이 6시즌 동안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만을 지킬 수 있다면 그레인키 못지 않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왼손 투수라는 희귀성과 6년간의 꾸준함이 보태지면 평균 연봉 2000만달러는 보장받을 수 있다.

지난 2001년 12월 박찬호는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한 후 텍사스와 5년간 총액 6500만달러의 조건으로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10여년 전 박찬호가 이뤘던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성공 사례를 6년 뒤 류현진도 다시 쓸 수 있을지 관심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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