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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하는 롯데 김시진호 세 가지 주목 포인트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11-14 15:55


롯데호의 새 선장이 된 김시진 감독은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김해 롯데자이언츠 상동야구장에서 홍성흔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장면.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롯데는 전임 양승호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플레이오프를 2년 연속 올려놓았지만,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 택한 카드가 김시진 감독이다. 14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롯데의 제 15대 감독이다.

롯데가 김 감독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단 하나다. '우승'이다. 지난해 "20년간 우승하지 못하면 구단의 존재이유가 없다"고 말했던 롯데 장병수 사장은 이날 "롯데의 주인은 팬이다. 부산 팬들은 20년 동안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왔다. 올해도 그 기대를 저버렸다"고 했다. 롯데는 1992년 이후 우승하지 못했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다. 강점과 함께 약점이 공존하는 롯데다. 김 감독은 취임사에서 '표준형'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그 속에 구체적인 가닥이 잡힌 발언들도 있었다. 롯데의 새로운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 새로 출발한 김시진호에 세 가지 지켜봐야 할 측면들이 있다.

롯데가 우승전력인가

이 질문에 김 감독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감독이라면 시즌 전 목표가 당연히 우승이다. 강한 전력만 가지고 우승하진 못한다. 선수단의 집중력, 정신력, 의욕 등이 결합돼야 한다. 우리 팀의 전력을 낮춰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표준형의 답변.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2년 연속 좌절했다. 장, 단점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전임 감독님이 하신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좀 그렇다. 예의에 어긋난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백지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훨씬 더 중요하다. 다시 처음부터 기본기를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인 답변. 어찌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새롭게 시작하는 김시진 감독 역시 우승에 대한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투타 전력보강은

김 감독은 투수조련에서 일가견이 있는 사령탑이다. 투수코치로 새로 부임한 정민태 코치 역시 마찬가지다. 둘은 현대 시절부터 수족과 같은 사이.

김 감독은 이미 "중간계투진은 튼실하지만, 선발자원은 많지 않다. 이 부분을 향상시키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군에서 제대하는 조정훈을 확실한 선발감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얘기를 했다.

여기에 고원준과 진명호도 선발로 조련시킬 대상이다. 외국인 선수 2명도 모두 선발투수로 갈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용병의 경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 넥센 시절 알드리지를 타자로 써봤는데, 현재 한국프로야구 상황에서는 외국인 타자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롯데는 유먼과 재계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에 대해서는 물색 중이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김주찬과 홍성흔의 계약도 염원하고 있다. 그는 "상견례에서 두 선수에게 '정말 같이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구단에서 잘 잡아주지 않겠나"고 했다.

롯데의 타격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타력은 롯데가 매우 준수하다. 주전들 중 더욱 성장할 선수도 많다. 문제는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다. 이 부분을 좁히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확실히 김 감독의 방향성은 올바르다. 문제는 잠재력이 높은 선수가 없는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발굴하느냐다. 정민태 코치는 "생갭다 투수 유망주 자원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부족한 가을야구 DNA 어떻게 채울까

롯데는 가을야구에서 2% 부족했다. 2년 연속 노련한 SK의 벽에 막혀 한국시리즈행이 좌절됐다. 잘 싸웠지만, 결정적인 순간 세기와 테크닉에서 부족했다.

신임 김 감독도 사령탑으로서 가을야구 경험은 없다. 2007년 현대 감독과 2008년부터 5년간 넥센 사령탑으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은 하지 못했다. 해체 직전의 현대, 그리고 넥센의 전력으로 가을야구는 역부족이었다.

사실 이 부분은 김 감독의 가장 큰 숙제다. 그는 공수의 착실한 기본기에 대해 재삼 강조했다. 그는 "바깥쪽 공을 밀어쳐서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하면 제대로 잡아당길 수도 없다는 것이 타격을 보는 기본적인 관점"이라며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잡는 것보다 조직적인 수비 포메이션을 통해 타구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기본기가 지난 2년간 롯데의 가을야구 경험과 결합될 때 부족한 가을야구 DNA를 채울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롯데 감독자리를 '독이 든 성배'라고 말한다. 현 시점에서 우승에 대한 압력과 함께 빈약한 2군의 육성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롯데 지휘봉은 야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잡아보고 싶어한다. 그만큼 롯데 팬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했다. 그는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숙제를 풀어야 한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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