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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타자'의 존재감이란 이런 것일까.
그러나 계속된 2사 2루서 3번 이승엽과의 대결이 문제였다. 이승엽은 전날 1차전서 1회 밀어치기로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삼성 승리의 주역이 됐다. 99년 54홈런, 2003년 56홈런의 주인공인 이승엽의 장타력을 마리오가 모를 리 없었다.
마리오는 1회말 1사 1루 이승엽과의 첫 대결에서는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몸쪽 높은 136㎞짜리 빠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1회는 굳이 이승엽을 피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3회말은 달랐다. 2점을 내주고 2사 2루서 만난 이승엽은 '다른' 타자일 수 밖에 없었다. 이승엽의 안타 하나면 스코어가 0-3으로 벌어질 수 있고, 혹시 홈런이라도 맞게 되면 마리오로서는 그대로 주저앉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3회말 마리오에게 이승엽은 결코 평범하게 상대할 타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1차전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린 지 무려 24시간이나 지난 후였지만 '이승엽 효과'는 여전히 강력했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