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감독의 이름표를 달고 지휘하는 첫 포스트시즌. 감독대행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일 것이다. 본인도 "작년엔 멋모르고 했다"며 웃는다. 감독으로서 우승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이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준PO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던 이만수 감독은 정식 감독이 된 올시즌은 2위로 시즌을 마치며 PO부터 시작하게 돼 한국시리즈 우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PO들어 이 감독의 스타일이 조금 바뀌었다. 이 감독은 PO 2차전서 4대5로 패한 뒤 "내 실수로 졌다"고 했다.
2-1로 앞선 6회말. 경기 진행중 박희수가 덕아웃 앞에서 캐치볼을 했다. 선발 윤희상에 이어 7회초부터 박희수가 등판한다는 뜻. 박희수가 8회까지 던지고 9회에 정우람이 마무리를 하는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조인성의 2루타로 2점을 추가해 4-1로 벌어지자 박희수가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엄정욱이 나와 몸을 풀었다. 3점차의 여유가 있으니 박희수를 조금이라도 아끼겠다는 뜻이었다. 7회초 1사 2,3루의 위기가 와도 이 감독은 꿈쩍하지 않고 엄정욱을 믿었고, 2점을 내줘 4-3으로 쫓기자 박희수를 투입했지만 결국은 4-4 동점을 허용했다. 시즌 때라면 7회초부터 무사 1,2루나 1사 2,3루서 박희수가 투입됐었다.
안타까운 역전패로 결코 방심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은 이 감독으로선 혹독한 PS 신고식을 치른셈이다. 그나마 마지막 경기서 실수가 나오지 않은 것이 다행일 수도 있다. 2차전의 패배가 이 감독과 SK에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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