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야구팬들에게 서늘한 바람이 부는 10월 한달은 축제 기간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가 연이어 열리며 한 시즌 최강자를 가리게 된다. 매일 이어지는 혈전에 팬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이런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 주인공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직원들이다.
티켓 판매량도 달라진다. 예를 들면 잠실구장의 경우 정규시즌 2만7000장의 티켓을 판매했지만 포스트시즌에는 2만6000장의 티켓만을 판매한다. 외야석을 자유석에서 지정좌석제로 바꿨기 때문. 입석표를 판매하니 비싼 가격을 치르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때문에 KBO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외야석도 지정좌석제로 바꿔 팬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부산 사직구장의 경우에도 2만8500석에서 2만8000석으로 줄었다. 일부 좌석이 기자석 및 관계자석으로 이용됐고, 원정팀에 응원단상을 만들어주다 보니 3루측 내야 좌석 일부가 제거됐다.
일각에서는 "KBO가 포스트시즌 티켓을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대거 이용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평소에 비해 늘어나는 취재진에 제공하는 100여석의 기자석을 제외하면 정규시즌과 똑같이 티켓 판매가 이뤄진다는게 KBO의 설명이다.
10월은 KBO에 전시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전 직원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다. 운영팀, 기획팀, 홍보팀, 지원팀 등 모든 부서 인원들이 총출동한다. 수도권, 지방을 가리지 않는다. 정규시즌에는 사무실에 오후 1시 출근, 경기 종료 1시간 후 퇴근이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는 소수의 사무실 근무자를 제외한 전원이 아침 일찍 자신의 근무지에 투입된다. 퇴근 시간은 더 늦어진다. 경기가 끝나고 관중들이 모두 빠져나간 후 당일 경기에서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회의를 거친 후 집에 돌아갈 수 있다. 보통 평일 야간경기 후 관중들이 모두 빠져나가면 시간은 밤 10시를 훌쩍 넘긴다. 이 생활이 한달 내내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몸은 힘들지만 야구팬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KBO의 각오다. 문 팀장은 "팬들이 최고의 축제를 즐기실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KBO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