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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롯데, 반격하려면 세가지가 필요하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10-17 08:57 | 최종수정 2012-10-17 08:57


16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1차전 MVP로 뽑힌 SK 김광현이 상금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10.16.



롯데가 일단 궁지에 몰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 결투에서 첫 경기를 먼저 패한 뒤 불안한 출발을 했다.

2년 연속 PO 탈락이란 고배를 들 것인가. 짜릿한 반전에 성공할 것인가.

반전을 위해서라면 롯데가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이는 16일 벌어진 SK와의 1차전에서 잘 드러났다.

SK에는 있고, 롯데에는 없는 세 가지가 있었다.

우선 '미친 선수'다. 준PO 때에도 롯데는 용덕한 박준서 같은 기대 이상의 깜짝 활약으로 미치는 선수의 덕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이번 PO 1차전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SK에는 김광현이란 확실한 미친 선수가 있었다.

김광현의 선발 등판은 이만수 SK 감독의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김광현의 올시즌 성적은 8승5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에이스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2차례 등판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이런 김광현에게 단기전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스타트를 맡긴다고 하자 우려가 더 컸던 것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6이닝 동안 10탈삼진 5안타 1볼넷 1실점의 완벽투로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이 미친 듯이 뿌려대는 광속구에 롯데 타자들은 거의 넋을 잃고 말았다.

김광현을 선봉으로 기선을 제압한 SK가 두 번째로 갖춘 승리요건은 홈런이었다. 2회말 이호준은 선취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호준 개인적으로도 4차례 PO에 출전한 끝에 터뜨린 첫 홈런이었다. 지난해 SK와 롯데의 PO때에도 홈런이 없었던 3차전(SK 3대0 승)을 제외한 4경기에서 홈런을 떠뜨린 팀이 각각 승리를 가져갔다.

이번 롯데-두산의 준PO때에도 양팀은 홈런 덕을 톡톡히 봤다. 1, 2차전 롯데가 연승할 때에는 박준서와 용덕한이 각각 홈런을 작렬시켯고, 3차전 두산의 반격 때에는 최준석이 홈런을 터뜨렸다.

4차전의 경우 롯데는 홈런이 없는 대신 두산 윤석민의 홈런에 기선을 빼앗기고도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10회말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 실책으로 거둔 어부지리 승리였다.

아무래도 포스트시즌에서는 홈런을 생산한 팀이 승리에 한결 가까워진다. 롯데의 PO 1차전에서는 이게 없었다.

마지막으로 롯데에게 필요한것은 명품수비다. SK 박재상은 "큰 경기에서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든 선수들이 알고있다. 우리는 워낙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다. 특별한 콜 플레이 없이도 무리없이 수비를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입증하듯이 1-0으로 앞서던 6회초 유격수 박진만의 천금같은 명품수비가 나왔다. 1사 1,3루 자칫 역전도 허용할 수 있는 위기였다. 롯데 대타 박준서가 유격수 왼쪽으로 칼날같은 직선타구를 날렸다. 빠질 것 같았다. 하지만 박진만은 그림같이 다이빙캐치를 했다. 안타를 직감하고 2루까지 내달렸던 홍성흔까지 허무하게 잡혔다. 황금같은 찬스에서 더블아웃을 당한 롯데는 이 순간부터 추격의 의지를 잃고 말았다.

이날 경기의 승운을 갈랐던 명품수비. SK에는 있었고, 롯데에는 없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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