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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의 빠른 발 전수해주고 싶다."
한화의 신임 사령탑 김응용 감독(71)이 이종범(42)을 코치로 영입했다.
한국 야구계의 '거물'과 '신'의 만남이다. 예견됐던 환상의 조합이다.
김 감독이 일선 감독과 구단 경영자로서 성공한 '거물'이라면 이종범은 작년까지 현역에서 '종범신(神)'이란 명성을 날렸다.
이종범은 그동안 야인으로 있었지만 몇몇 구단으로부터 지도자 러브콜을 받아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영원한 스승인 김 감독의 손길이 먼저였다. 김 감독은 9일 낮 서울 강남의 프리마호텔에서 점심식사를 겸해 면담을 하면서 코치직을 제안했다.
전날 한화와의 입단 계약을 최종 마무리한 김 감독으로서는 발빠른 코치 인선에 나섰고, 가장 먼저 떠올린 이가 이종범이었다.
김 감독이 과거 해태에서 이른바 '왕조 2기'의 전성기를 지휘할 때 팀의 에이스가 이종범이다. 김 감독과 이종범은 야인생활을 할 때 함께 방송출연을 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런 밑바탕은 자연스럽게 감독-코치로의 재회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종범은 김 감독의 인선 발표가 난 지난 8일 "다른 분도 아니고 김 감독님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이종범으로서는 김 감독 밑에서 다시 배울 수 있다는 게 영광이었던 것이다.
김 감독이 밝힌 이종범 영입 배경은 팔방미인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날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종범은 발이 빠를 뿐만 아니라 타격, 수비 능력이 모두 좋은 선수였다. 타격, 주루, 수비코치 어떤 보직을 맡겨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이종범의 보직에 대해 주루코치에 비중을 두는 듯했다. "이종범은 빠른 발이 탁월한 장점이다. 한화의 발빠른 젊은 선수들에게 전수해줄 게 많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금명간 구단과 상의해 이종범의 입단계약을 마무리하고 보직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수석코치에 대해서는 오는 11월까지 비워두겠다는 입장이었다. 김 감독은 "코치들의 단년계약 기간이 보통 11월까지이기 때문에 사전에 접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참가활동기간 규정에도 어긋난다"면서 "10월 말 이후 자유의 몸이 되는 코치들의 상황을 봐서 수석코치나 다른 보직의 코치 영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의 또다른 애제자인 현역에 이순철 KIA 수석코치가 '김응용호'에 합류할 것이란 주변의 시나리오가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결국 이종범은 현재 자유의 몸이기 때문에 김 감독이 적극 접촉에 나선 것이고, 당분가 추가 코치 인선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감독은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의 코치 합류설에 대해 "양준혁을 코치로 영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