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상삼은 자신만만했다.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롯데에 대해선 좋은 기억만 있었다. 홍상삼의 데뷔 첫 승 상대는 롯데였다. 그것도 데뷔 첫 등판에서였다. 2009년 5월2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이런 좋은 기억, 홍상삼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롯데라고 내색하는 법은 없었다. 다시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홍상삼은 "내 볼만 좋으면 어느 팀을 만나든 두렵지 않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홍상삼은 올해 두산의 셋업맨으로 자리잡았다. 데뷔 후 줄곧 선발로 던져왔지만, 이젠 다른 투수들이 선발 자리를 모두 꿰찼다. 대신 허약해진 불펜을 지키게 됐다. 마무리 프록터 앞에 나서는 셋업맨으로 올시즌 5승2패 1세이브 22홀드에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최정상급 불펜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당연히 두산에서도 가장 믿을 만한 카드였다.
홍상삼은 8회 1사 1루서 대타 박준서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았다. 공이 나빴던 건 아니었다. 왼쪽 타석에 들어선 박준서의 몸쪽으로 2구째 포크볼이 제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박준서는 포크볼이 떨어지기 전에 방망이에 공을 맞혔다. 제대로 공을 받아놓고 친 건 아니었다. 다소 앞에서 히팅포인트가 형성됐지만, 공이 방망이의 스윗 스팟에 정확히 맞았다.
홍상삼은 고개를 숙였다. 지금껏 롯데를 상대로 가득하던 자신감도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순 없다. 홍상삼은 준플레이오프 내내 두산 불펜의 핵심이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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