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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올라와도 상관없는데 힘을 많이 빼고 올라왔으면 한다."
류 감독은 9일부터 시작하는 훈련을 통해 포스트시즌 엔트리 26명을 결정하게 된다. 그중 투수를 12명으로 할 지 아니면 11명으로 할 지를 정한다. 변수 1명은 잠수함 투수 권오준이다. 권오준의 팔꿈치가 통증 없이 멀쩡하면 권오준이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아플 경우 엔트리 합류가 어려울 수도 있다.
7전4선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는 4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삼성의 막강 5선발 중 1명이 중간 불펜으로 내려가야 한다. 삼성의 5선발은 장원삼(16승6패·평균자책점 3.62) 탈보트(14승3패·3.97) 배영수(12승8패·3.21) 고든(11승3패·3.94) 윤성환(9승6패·2.84)이다. 이 중 가장 불안한 1명을 빼야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윤성환이 승수에서 가장 떨어지지만 평균자책점은 가장 좋다. 또 4명의 선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1·2차전 선발 투수를 골라야 한다.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투수 교체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지난해 처럼 선발 다음에 들어갈 두번째 중간 불펜 투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미 좌완으로는 차우찬을 점찍어 뒀다. 차우찬은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들어가 2~3이닝을 길게 버텨주어야 한다. 차우찬 처럼 우완 중에서도 두번째로 던져줄 한 명을 결정하는 일이 남아 있다. 선발 5명 중 빠질 1명과 정현욱 권오준 심창민 등이 후보다. 마무리는 철벽 오승환이 버티고 있어 변함이 없다. 삼성의 타순이나 수비 포지션에서도 큰 변화가 있기는 힘들다.
류 감독은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한 2위 SK나 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3위 두산, 4위 롯데 모두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경우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누가 올라와도 다 똑같다고 했다. 단 한국 시리즈에 올라오는 팀이 힘을 많이 빼고 올라왔으면 한다고 했다. 준 PO와 PO 모두 5전3선승제다. 류 감독은 "SK도 껄끄럽다기 보다는 아픈 선수들이 다 돌아오면서 꽉 찬 느낌이다. 5차전까지 하고 오면 아무래도 투수들이 공을 많이 던지고 오기 때문에 기다리는 우리가 더 유리하다"면서 "재미있는 한국시리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에 재미있는 한국시리즈는 승리하는 것일 뿐이다. 가을잔치에서 패하면 아무리 경기내용이 재미있어도 초상집이 될 수 있다. 팬들 입장에선 난타전 또는 7차전까지 가는 박빙의 대결이 재미있다. 7차전까지 가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우승하면 삼성이 좋아하는 감동적인 우승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극적인 시나리오는 너무 아찔하고 위험하다. 2연패가 시급한 삼성은 속전속결로 4번을 빨리 이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