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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누가 올라와도 똑같다. 힘을 빼고 올라왔으면"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10-04 06:55


29일 오후 군산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시합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이 KIA 선동열 감독과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군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8.29.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는데 힘을 많이 빼고 올라왔으면 한다."

2012시즌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삼성이 대망의 한국시리즈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한국 시리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또 친정으로 돌아온 첫 해 한국 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삼성 이승엽은 조금 아픈 왼손 중지 치료를 위해 일본 도쿄로 출발했다. 수술 받았던 오른 팔꿈치가 좋지 않은 권오준도 동행했다. 허리와 허벅지가 정상이 아닌 박석민은 계속 선발 엔트리에서 빠진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류 감독은 9일부터 시작하는 훈련을 통해 포스트시즌 엔트리 26명을 결정하게 된다. 그중 투수를 12명으로 할 지 아니면 11명으로 할 지를 정한다. 변수 1명은 잠수함 투수 권오준이다. 권오준의 팔꿈치가 통증 없이 멀쩡하면 권오준이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아플 경우 엔트리 합류가 어려울 수도 있다.

7전4선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는 4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삼성의 막강 5선발 중 1명이 중간 불펜으로 내려가야 한다. 삼성의 5선발은 장원삼(16승6패·평균자책점 3.62) 탈보트(14승3패·3.97) 배영수(12승8패·3.21) 고든(11승3패·3.94) 윤성환(9승6패·2.84)이다. 이 중 가장 불안한 1명을 빼야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윤성환이 승수에서 가장 떨어지지만 평균자책점은 가장 좋다. 또 4명의 선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1·2차전 선발 투수를 골라야 한다.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선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마운드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올 정도의 팀이라면 객관적인 기량차는 크지 않다. 또 선수들의 집중력이 최대치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경기 초반 선제점을 뽑는 쪽이, 큰 점수차로 앞서는 쪽이 승리에 가깝다. 따라서 선제점을 주지 않기 위해 철통 같은 마운드가 필요하다.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투수 교체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지난해 처럼 선발 다음에 들어갈 두번째 중간 불펜 투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미 좌완으로는 차우찬을 점찍어 뒀다. 차우찬은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들어가 2~3이닝을 길게 버텨주어야 한다. 차우찬 처럼 우완 중에서도 두번째로 던져줄 한 명을 결정하는 일이 남아 있다. 선발 5명 중 빠질 1명과 정현욱 권오준 심창민 등이 후보다. 마무리는 철벽 오승환이 버티고 있어 변함이 없다. 삼성의 타순이나 수비 포지션에서도 큰 변화가 있기는 힘들다.

류 감독은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한 2위 SK나 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3위 두산, 4위 롯데 모두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경우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누가 올라와도 다 똑같다고 했다. 단 한국 시리즈에 올라오는 팀이 힘을 많이 빼고 올라왔으면 한다고 했다. 준 PO와 PO 모두 5전3선승제다. 류 감독은 "SK도 껄끄럽다기 보다는 아픈 선수들이 다 돌아오면서 꽉 찬 느낌이다. 5차전까지 하고 오면 아무래도 투수들이 공을 많이 던지고 오기 때문에 기다리는 우리가 더 유리하다"면서 "재미있는 한국시리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에 재미있는 한국시리즈는 승리하는 것일 뿐이다. 가을잔치에서 패하면 아무리 경기내용이 재미있어도 초상집이 될 수 있다. 팬들 입장에선 난타전 또는 7차전까지 가는 박빙의 대결이 재미있다. 7차전까지 가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우승하면 삼성이 좋아하는 감동적인 우승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극적인 시나리오는 너무 아찔하고 위험하다. 2연패가 시급한 삼성은 속전속결로 4번을 빨리 이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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