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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위 자리에 대한 욕심은 완전히 버렸다."
양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양 감독은 3위 SK와의 2연전을 하루 앞둔 17일 "애초에도 삼성을 꼭 넘어서야겠다는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다. 단, 상황이 유리하게 만들어지면 총력전을 펼쳐볼 생각도 했다. 하지만 15일 경기에서 패한 후 확실히 마음을 접었다. 이제는 SK와의 승차를 벌리는데만 중점을 두고 남은 시즌을 운영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사실 삼성과의 경기를 펼칠 때부터 양 감독은 '삼성전은 승리하면 보너스'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만약 양 감독이 1-1로 팽팽한 승부에서 삼성을 잡겠다고 욕심을 냈으면 조금 무리하게 투수를 기용할 수 있었다. 양 감독은 삼성전에서 전날 3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정대현에게 휴식을 줬다. 1-2로 뒤지던 8회에도 필승계투조가 아닌 이정민을 내세웠다. 선발로 던지다 중간계투로 변신한 이정민은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3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박석민에게 쐐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 타선이 9회 오승환을 상대로 1점을 뽑아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 하지만 양 감독은 "만약 그 상황에서 나머지 불펜 필승조를 투입했다가 졌다면 그 경기 뿐 아니라 앞으로의 일정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음을 강조했다.
선수들에게도 꼭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주는 대신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것을 주문했다. 등판하는 선발투수를 봐도 무리하지 않는다는게 느껴진다. 18일 선발은 고원준으로 낙점됐다. 올시즌 불안하지만 남은 경기들을 대비해 무리하게 선발로테이션을 깨뜨리지 않겠다는 뜻. 여기에 19일은 송승준과 유먼의 등판이 모두 가능하다. SK전 승리가 꼭 필요하다면 유먼을 내세울 확률이 크다. 하지만 양 감독은 "이 전 KIA전에서 송승준은 77의 공을 던진 반면 유먼은 121개를 던졌다. 코칭스태프와 최종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순리대로 풀어간다면 송승준이 등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