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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노경은-이용찬, 경쟁의 시너지 효과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9-13 09:59 | 최종수정 2012-09-13 10:00


두산 노경은과 이용찬은 후반기 들어 '요즘 대세'로 자리잡으며 두산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요즘 '대세'는 두산의 선발 듀오 노경은(28)과 이용찬(24)이다. 두 투수 모두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기용돼 당초의 우려를 씻고 후반기 들어서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둘은 때로는 비슷한 처지의 선후배로 우애를 나누지만, 라이벌로서 서로를 채찍질하기도 한다.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두산은 두 젊은 선발투수의 동반 호투에 시즌 막판 탄력을 받고 있다. 두 투수의 경쟁 관계가 두산에게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안기고 셈이다.

기록으로 본 시너지 효과

노경은은 12일 목동 넥센전에서 초반 고전을 극복하고 7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성적은 9승6패 평균자책점 2.94. 지난 6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9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생애 첫 완봉승을 따냈다. 이용찬은 11일 부산 롯데전에서 9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역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다. 노경은이 완봉승을 따내자 5일후 이용찬도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10승 고지에 올랐다. 시즌 성적은 10승9패에 평균자책점 2.88이 됐다. 노경은이 지난 6월초 셋업맨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이후 둘은 '훌륭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다. 노경은도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10승을 채우게 된다. 이날 현재 퀄리티스타트는 노경은이 12번, 이용찬이 15번 기록했다. 선발 평균 투구이닝이 노경은은 6.48이닝, 이용찬은 6.26이닝이다. 두 투수 모두 평균적으로 7회 1사 또는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는 이야기다. 두 투수가 선발 등판한 38경기에서 두산은 22승16패로 승률 5할7푼9리를 기록했다. 팀승률 5할3푼1리보다 4푼8리가 높다.

포크볼과 강력한 승부욕

둘의 공통점은 빠른 직구와 떨어지는 변화구를 즐겨 던진다는 점이다. 노경은은 최고 150㎞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을 90% 이상 사용한다. 이용찬도 140㎞대 후반의 직구와 포크볼, 커브를 구사하며 노경은과 비슷한 볼배합을 한다. 둘 모두 포크볼은 정명원 투수코치로부터 전수받았다. 이용찬의 경우 스플리터를 주로 던지다 낙차를 더 크게 해 지금의 포크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경기운영이 둘 모두 '선발투수다워졌다'는 점이다. 김진욱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두 선수는 선발투수로 향기는 묻어나지만, 아직 자기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까지만 해도 두 투수 모두 기복이 심했다. 그러나 9월 들어 안정을 찾은 원동력은 역시 강력한 승부욕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9월에 완봉승을 거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물론 시즌 막판 감독들은 주축 선발투수들에게 더 많은 이닝을 맡기는 전략을 쓴다. 덧붙여 두 투수에게는 승부욕과 책임감이라는 마인드가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다.

아날로그적 감성과 목표

두 투수 모두 앞으로 3~4번 정도의 등판을 남겨놓고 있다. 노경은은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아 용찬이한테는 안될 것 같다"고 했지만 투구 내용에 따라 이용찬을 따라잡을 수 있다. 이용찬은 10승을 올리던 날 "12승을 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노경은도 "일단 10승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 마지막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게 바로 두산이 노리는 시너지 효과다. 게다가 둘은 감성적으로도 여전히 소년의 마음을 지니고 있다. 모가 난 성격도 아니고 아집이 강하지도 않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언제나 마음을 연다. 노경은의 통화연결음은 80년대 인기 밴드 에어서플라이가 영화 '고스트버스터스'에서 부른 'I can wait forever'다. TV에서 가수 김건모가 부르는 것을 듣고 감동을 받았으며, '언제나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때로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강한 승부욕과 통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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