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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구 넥센전을 앞두고 삼성 이승엽의 표정은 무척 밝아 보였다.
그리고 그 '긍정의 힘'은 이날 경기에서 바로 위력을 발휘했다.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은 시즌 21호 홈런을 비롯해 4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대4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이 국내 무대에서 4안타를 친 것은 2003년 5월18일 대구 SK전 이후 약 9년 4개월(3403일)만이다. 또 딱 한 달만에 대포를 쏘아올리며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7-4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좌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1B에서 넥센 이정훈의 2구째 141㎞짜리 낮은 직구를 밀어쳐 비거리 115m짜리 시원한 아치를 그렸다. 보통 왼손타자의 홈런 타구 방향이 좌중간이라는 것은 타격감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승엽은 1회 첫 타석부터 우전안타를 날리며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어 3회 볼넷을 얻어 걸어나간 뒤 득점까지 올렸고, 타자일순해 돌아온 같은 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2사 만루서 우중간 적시타를 날리며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8회에는 선두로 나가 우익선상 2루타를 날린 뒤 후속타때 홈을 밟았다. 시즌 성적은 타율 3할1푼3리, 21홈런, 79타점이 됐다.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상대 투수의 공이 좋았는데 투스트라이크 이후 운좋게 실투가 나와 안타가 되면서 계속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었다"며 "최근 서늘해지고 비가 와서 취소되는 경기가 생기면서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었고 그게 타격 훈련에 도움이 됐다. 하체를 이용하고 뒤에 중심을 두는 스윙을 염두에 두면서 연습을 하는데, 그런 타격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