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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빤 가을 스타일∼."
"입추가 지났지 않았느냐"는 SK 관계자의 말대로 기승을 부리던 폭염이 한풀 꺾이기 시작하면서 올린 성과다.
그도 그럴것이 SK는 입추(8월 7일) 이후 23일 치른 12경기에서 9승3패, 승률 7할5푼을 기록, 8개 구단중 가장 잘나갔다.
대표적인 '가을 스타일' 팀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만수 감독은 "주위에서 역시 가을의 사나이라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엔 우리팀에는 가을 DNA가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가을야구의 묘미를 잘 알기 때문에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에 더욱 분발하는 체질로 굳혀졌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SK는 지난 5년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낸 팀이다. 가을야구가 몸에 배일 정도로 충분한 경험을 했다"면서 "그런만큼 날씨 선선해질 때면 신바람이 생기고, 가을야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 그만큼 혜택도 돌아온다는 사실을 잘 아는 선수들이 알아서 힘을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8월 이전까지는 성적이 기대했던 만큼 올라오지 않아서 걱정이 적지 않았는데 막상 '때'가 되니까 기다렸다는 듯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아지니 다행이라는 게 이 감독의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가을 DNA가 발동하기 이전까지 혼자서 겪었던 스트레스가 많았던 모양이다.
앞으로는 가을의 사나이가 아니라 봄, 여름의 사나이라는 말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1년 4계절 항상 잘 할수는 없다. 봄, 여름, 가을 바짝 열심히 하고 겨울 캠프에서는 푹 쉬면 되지 않겠느냐"면서 "나는 현역시절에 특히 여름을 좋아했고, 딱히 계절에 따라 기복이 없었다"며 자신의 DNA가 전파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물론 이 감독은 농담으로 던진 바람이다. 가을야구 본색을 드러내는 선수들 덕분에 여유를 찾게 됐으니 하는 말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