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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적응 끝' 정대현 "컨디션은 아직 50% 정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8-21 23:25 | 최종수정 2012-08-22 07:04


삼성과 롯데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1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3루 상황에 등판한 롯데 정대현이 삼성 진갑용을 향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8.21/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정대현이 마운드에 올라오면 어떤 위기 상황이라도 마음이 편해진다. 롯데 정대현이 1군에 합류한지 2주가 됐다. 그동안 거둔 성적이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2.25. 21일 대구에서 열린 선두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팀이 1-0으로 앞서던 6회 2사 3루 위기에서 등판, 1⅓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하며 귀중한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정대현 효과는 눈에 보이는 성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확실한 불펜투수 1명이 가세했다'는 믿음에 선수단 전체의 사기가 올라간다. 그렇다면 자신의 새로운 팀 롯데, 1군에서 2주를 보낸 정대현의 소감은 어떨까.

"새 팀 롯데, 적응은 마쳤다."

2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하지만 정대현은 그새 롯데맨이 돼있었다. 정대현 "팀 분위기에 대한 적응은 이미 마쳤다. 동료들이 잘 챙겨줘 생활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대현은 경기에서 승리하면 라커룸으로 들어오는 후배들에게 일일이 "수고했다", "잘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애교섞인 실수로 팬들에게 확실한 인사(?)를 하기도 했다. 정대현은 지난 14일 부산 SK전에서 시즌 첫승을 거뒀다. 양승호 감독에 의해 경기 종료 후 팀 자체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사직구장에서 수훈선수로 선정되면 단상에 올라 팬들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관례. 하지만 이를 몰랐던 정대현은 시상식만 치른 후 잽싸게 덕아웃으로 들어가버렸다. 정대현은 다음에 또다시 수훈선수로 선정된다면 팬들에게 꼭 직접 인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부산의 야구열기는 그 어느 도시보다 뜨겁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뜨겁다. 이를 즐기는 선수도, 부담스럽게 느끼는 선수도 있다. 정대현은 롯데 입단 당시 "팬들의 환호가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던 바 있다. 실제 1군 생활을 해본 후의 느낌은 어땠을까. 정대현은 "마운드에 올라 공 던지는 것만 신경쓰는 것도 벅차다. 아직까지 별다른 느낌을 가질 새가 없었다"는 '쿨'한 답을 내놨다.

"지금 컨디션은 50~60%정도."

양 감독은 정대현을 1군에 등록시킬 당시 "박빙의 승부에는 투입시기키 않겠다. 무리하게 연투시키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팀 사정이 급박했다. 자칫하면 선두권 싸움에서 멀어질 수 있는 위기에서 매경기 접전이 펼쳐졌다. 정대현이 필요했다. 물론, 혹사는 절대 아니었다. 정대현 본인의 의사가 존중됐다. 한두경기를 치러보니 수술을 한 무릎에 전혀 통증이 없었고 실전을 통해 밸런스를 잡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SK전을 앞두고 양 감독은 "2경기에서 연투한 정대현은 휴식"이라고 밝혔지만 정대현은 마운드에 올랐다. 정대현은 "내가 경기 전 감독님께 요청을 드렸다. 몸상태가 괜찮아 실전 경기에 많이 나서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정팀 SK를 의식한 것은 아니었나"라는 질문에는 웃으며 "절대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대현은 "현재 컨디션은 50~60%정도 밖에 안된다"라고 말했다. 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아직까지는 힘들고, 부담되기도 한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수술 후 재활에만 7개월여를 매달렸다. 야구 인생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은 처음. 하지만 "하지만 프로선수가 힘들다고 쉴 수 있나. 매경기 내가 필요하면 마운드에 올라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하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선수단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나가며 2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4강 싸움에서는 어느정도 안정권. 중요한건 포스트시즌에서의 승부다. 그리고 그 때 정대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양 감독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정대현을 복귀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본인도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빨리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정대현 스타일이다. 하지만 복귀 초반 조금은 힘이 부치는게 사실이다. "자원등판한 SK전이다. 마운드에 올랐을 때 '무조건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는게 정대현의 설명. 등판과 휴식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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