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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외국인 투수 니퍼트(31)는 삼성에 무척 강했다. 올해로 국내 무대 2년차인 그는 18일 잠실 삼성전 전까지 총 7번 삼성과 대결해 5승 무패 행진을 달렸다. 올해 4번 선발 등판에 4승, 평균자책점 1.3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17일까지 니퍼트의 시즌 성적은 11승7패, 평균자책점 3.31이었다.
그는 지난해 두산에 처음 와 시즌 15승6패, 평균자책점 2.55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큰 키(2m3)에서 내리꽂는 빠른 직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 그리고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을 잘 섞어 던졌다. 위기관리능력도 일품이었다. 특히 삼성 타자들은 니퍼트를 상대로 제대로 공략한 적이 없었다.
니퍼트의 투구 내용은 퀄리티스타트로 나쁘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이전 삼성전 때보다는 분명히 못했다.
제구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6이닝 동안 볼넷이 6개나 됐다. 총 투구수도 111개나 됐다. 변화구 제구가 맘 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커브 6개 중 볼이 5개였다. 슬라이더 10개 중 볼이 9개였다. 체인지업 30개 중 볼이 13개였다. 직구도 공끝의 예리한 맛이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구수가 많았다. 또 볼넷으로 스스로 위기 상황을 만들어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삼성 1번 타자 배영섭에게 1회 선두 타자 홈런을 맞았다. 2회에는 만루 위기에서 박한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4회에도 볼넷으로 내보낸 선두 타자 신명철이 김상수의 외야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니퍼트는 6안타를 맞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찬스 때마다 착실하게 1점씩을 쌓아 달아났다.
두산 타자들은 니퍼트를 도와주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삼성 선발 탈보트에게 철저하게 당했다. 6⅓이닝 동안 3안타 무득점했다. 8회 삼성 불펜 권 혁을 두들겨 1점을 뽑았지만 뒷심이 달렸다.
최근 두산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마치 이달초 삼성이 두산에 스윕을 당했을 때 처럼 이번에는 두산 타자들이 무기력했다. 두산은 17일 삼성전에서도 5안타 무득점했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만 해도 두산 타자들은 삼성만 만나면 무서운 응집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선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또 18일에는 1루수에서 견제사를 두번이나 당해 공격 흐름이 끊어졌다.
천하의 니퍼트라도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이길 방법이 없다. 그래서 투타 밸런스가 항상 중요하다. 팀이 이기려면 투타가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19일 선발 등판할 예정인 두산의 더 강한 삼성 킬러 이용찬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