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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롯데, 선두싸움 관건은 바로 '부상'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8-15 09:55


1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5대2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마운드 위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8.14.

파죽의 5연승. 4-5위와의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어느정도 안정세에 접어든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일단 4강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20년 만의 우승을 위해서는 현재 자리에 만족하면 안된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아픔이 있는만큼 롯데는 막판 총력전을 펼쳐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정규시즌을 마쳐야 한다.

'정대현 복귀'로 선수들의 사기가 충천하며 잘나가고 있는 롯데. 지금의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기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은 무엇일까. 바로 '부상 주의 경보'다.

롯데는 최근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오래 자리를 비우고 있는 선수는 팀의 '정신적 지주' 조성환. 조성환은 왼쪽 어깨 부상으로 인해 지난 7월 초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복귀했지만 지난 4일 경기 도중 같은 부위에 다시 통증을 느껴 다시 재활의 길을 걷게 됐다. 현재 조성환의 빈 자리는 정 훈, 손용석 등이 돌아가며 잘 메워주고 있다. 특히 공격력이 강한 정 훈이 꾸준한 출전기회를 보장받으며 자신의 주가를 상승시키고 있다. 하지만 조성환의 가장 큰 무기는 경험과 안정감. 팀 내 맏형이지만 2루 수비에 있어서는 아직 조성환을 따라올 선수가 없다는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려는 절박함으로 올시즌 타격도 훨씬 좋아졌다. 순위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선수들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시점이기 때문에 산전수전 다 겪은 조성환이 라인업의 중심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

마무리 김사율의 가래톳 부상도 롯데를 답답하게 한다. 큰 부상은 아니다. 하지만 민감한 투수들에게는 미세한 통증이라도 투구에 방해가 된다. 이미 지난 주중 잠실 LG와의 3연전을 쉰 김사율은 주중 SK와의 3연전에 또다시 휴업 명령이 내려졌다. 확실히 투수 운용에 어려움이 생겼다. 기존에는 9회를 비워놓은 상태에서 나머지 투수들을 여유있게 기용했다. 하지만 기존 불펜 투수들이 소화해야 할 이닝수가 하나 더 늘었다. 특히 경기가 5, 6회부터 박빙의 흐름으로 갈 때 골치가 아프다. 기용할 수 있는 투수들은 정해져있는데 각 투수들의 투구수 관리까지 해야하니 쉽지 않은 일. 마무리 투수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업포수 용덕한의 공백도 아쉽다. 용덕한은 지난 8일 오른쪽 정강이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주전포수 강민호의 체력 부담이 점점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부상을 앓고 있는 선수들 외에 '부상 인자'를 안고 있는 주축 선수들이 많다는 점. 최근 롯데팬들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면서도 우려를 사고 있는 선수는 바로 정대현이다. 무릎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완벽한 복귀 신고를 하고 있는 정대현. 하지만 최근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며 정대현의 등판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더욱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하게 되고, 투구수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몸상태가 좋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서 등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강민호도 온몸이 성한 곳이 없다. 퉁퉁 부어있는 오른쪽 팔꿈치는 이제 만성. 여기에 올시즌 내내 허리도 좋지 않다. 말그대로 '투혼'이다. "강민호가 쓰러지면 롯데도 쓰러진다"는 말을 본인도 항상 듣고 있다.

이 밖에 김주찬도 햄스트링이 좋지 않다. 올시즌 현란한 주루플레이가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다. 문규현도 미세한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첫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박종윤은 최근 왼쪽 목 부분 담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마운드에서는 송승준이 골반과 엄지발가락 통증을 이겨내며 씩씩하게 던지고 있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냉정히 볼 때 롯데는 절대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주전 선수들과 소수의 백업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뜻이다. 중요한 시점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생긴다면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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