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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천방지축이던 아이들, 아빠가 등장하자 눈빛이 달라졌다. 그리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아빠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배트를 휘둘렀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였다.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 대기 타석에서 스윙을 하자 화리와 화철이가 목이 터져라 "아빠 화이팅"을 외쳤다. 가족들의 모습이 궁금한 홍성흔이었지만 경기 집중을 위해 눈길 한 번 돌리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아내 김정임씨의 모습은 더욱 애처로웠다. 아무리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도 경기 내내 야구에 집중하기는 힘든 법. 중간중간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던 김씨는 남편이 타석에 들어서자 조용히 두 손을 모았다. 간절함이 엿보였다. 안타를 치든, 아웃이 되든 미동도 없이 남편을 응원했다.
홍성흔은 이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배트를 휘두르고 뛰었다. 평소에도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홍성흔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1루까지 뛰는 모습에 더욱 힘이 느껴졌다. 가족의 힘. 프로야구 선수들을 춤추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