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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가족을 위해 오늘도 힘차게 뛴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8-03 12:54



그렇게 천방지축이던 아이들, 아빠가 등장하자 눈빛이 달라졌다. 그리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아빠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배트를 휘둘렀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가족은 모든 힘을 내게 하는 동력이다. 가족을 생각하면 죽도록 힘든 훈련 중에도 끝가지 힘을 낸다고 한다. 특히 롯데 홍성흔의 가족에 대한 애정은 같하다. 홍성흔의 헬멧, SNS 에는 'I.R.C.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I.R.C는 아내 김정임씨의 이니셜 끝자인 I와 첫째 딸 화리의 R, 그리고 막내 화철이의 C를 표현한 것이다.

그런 홍성흔을 위해 가족들이 응원에 나섰다. 홍성흔의 가족들은 2일 열린 롯데와 KIA와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사직구장을 찾았다. 아직 야구를 보는게 익숙지 않은 화리와 화철이가 천방지축 경기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모습은 야구장을 찾은 일반 가족팬들과 영락 없이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였다.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 대기 타석에서 스윙을 하자 화리와 화철이가 목이 터져라 "아빠 화이팅"을 외쳤다. 가족들의 모습이 궁금한 홍성흔이었지만 경기 집중을 위해 눈길 한 번 돌리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아내 김정임씨의 모습은 더욱 애처로웠다. 아무리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도 경기 내내 야구에 집중하기는 힘든 법. 중간중간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던 김씨는 남편이 타석에 들어서자 조용히 두 손을 모았다. 간절함이 엿보였다. 안타를 치든, 아웃이 되든 미동도 없이 남편을 응원했다.

야구선수의 가족들은 일부러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고 한다. 경기장을 와도 선수 몰래 찾는 일도 잦다. 부담을 주기 싫어서다. 가족이 보고있다는 생각을 하면 아무래도 더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힘이 들어가기 마련. 하지만 가족의 응원은 그 어떤 팬들의 응원보다 선수들에게 강력한 힘을 준다.

홍성흔은 이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배트를 휘두르고 뛰었다. 평소에도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홍성흔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1루까지 뛰는 모습에 더욱 힘이 느껴졌다. 가족의 힘. 프로야구 선수들을 춤추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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