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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이와 이치로, 두 슈퍼스타의 시대는 저무는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6-26 13:52 | 최종수정 2012-06-26 13:52


뉴욕 양키스 시절 시애틀의 스즈키 이치로와 경기 전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마쓰이 히데키(왼쪽). 스포츠조선DB

마쓰이 히데키(38)와 스즈키 이치로(39). 오랫동안 일본야구를 대표했고, 일본야구의 자랑이었던 슈퍼스타다. 노모 히데오가 메이저리그의 파이오니어라면, 마쓰이와 이치로는 2세대로 빅리그에 진출해 일본야구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긴테쓰를 거쳐 LA 다저스에 입단한 노모가 그해 신인왕에 오르고 7차례나 10승 이상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는 일본야구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일본의 야구인들은 노모가 메이저리그의 문을 활짝 연 덕분에 일본 선수들에 대한 빅리그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 말한다.

좌타자인 이치로는 뛰어난 외야 수비에 강한 어깨, 빠른 발, 신기에 가까운 배트 컨트롤 능력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다. '타격 머신'이라는 별명처럼 오릭스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200안타'를 기록했다. 2004년에는 262개의 안타를 때려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다시 썼다. 그는 또 2001년부터 10년 연속 올스타로 뽑혀 한여름밤 꿈의 무대를 밟았다.

요미우리의 간판타자로 활약하다가 2003년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고질라' 마쓰이도 아시아 타자에 대한 미국인들의 편견을 바꿔놓았다. 데뷔 첫 해부터 3년 연속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고, 첫 3년 간 70홈런을 터트리며 중장거리 타자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들 천재 타자들도 세월의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모양이다. 마쓰이는 올해 우리 나이로 39세, 이치로는 40세 불혹이다. 일반적으로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고, 체력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나이다.

뉴욕 양키스, LA 에인절스를 거쳐 지난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뛴 마쓰이는 소속팀 없이 올 시즌을 맞았다. 지난해 타율 2할5푼1리, 12홈런, 72타점에 그친 마쓰이를 영입하겠다고 나선 팀이 없었다. 개인 훈련을 하며 러브콜을 기다리던 마쓰이는 4월 31일 템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했다. 마이너리그에서 한 달 가까이 머물렀던 마쓰이는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으나 전성기 때의 마쓰이와 거리가 멀었다.

26일(한국시각)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마쓰이는 병살타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팀은 0대8로 대패했다. 시즌 타율도 1할5푼9리로 떨어졌다. 올시즌 20경기에 출전해 2홈런, 6타점.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성적이다.

시즌 초반 3번으로 나서다가 톱타자로 복귀한 이치로도 이제는 '타격 머신'이라는 별명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타율 2할7푼3리에 4홈런, 26타점에 그쳤다. 타율 2할7푼2리, 184안타를 기록했던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치로는 26일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팬투표에서 외야수 부문 11위에 랭크됐다. 10년 연속 올스타로 뽑혔던 기세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마쓰이와 이치로, 두 슈퍼스타의 시대도 저무는 듯 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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