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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경기요? 무조건 본방사수합니다."
류제국의 목소리는 밝았다. 다시 공을 던진다는 사실 만으로도 들뜬 모습이었다. 류제국은 "일산에서 구리까지 기름값이 많이 드는 걸 제외하곤, 모든 게 순조롭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찾아보기 힘든 여유였다.
류제국은 현재 남은 휴가를 이용해 운동이 있는 날은 오후 시간 짬을 내 구리로 향하고 있다. 스케줄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이동거리가 멀어도 참아내고 있다. 선수단과 함께 하는 건 아니다. 최근 재활군서 코치수업을 받고 있는 경헌호를 비롯해 트레이너, 훈련 보조까지 4명이서 운동을 한다. 현재는 70~80% 정도 힘으로 하프피칭을 하고 있고, 다음달 라이브피칭을 소화한다. 8월까지 100% 몸상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시카고 컵스(2001~2006)와 탬파베이(2007~2008) 등에서 뛴 류제국은 텍사스 스프링캠프를 마지막으로 지난 2010년 4월 영구귀국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사실상 2009년부터 제대로 뛰지 못했다.
영구귀국한 데는 국내에서 뛰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곧장 지명권이 있는 LG와 입단 협상을 했지만, 몸상태와 군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구단과 상의 끝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병역 의무를 마친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처럼 특수한 관계가 류제국을 '반 LG 선수'로 만들었다.
민감한 계약 얘기를 내려두고라도 류제국의 마음은 벌써부터 잠실구장 마운드에 향해 있었다. 류제국은 "어쨌든 나한테 첫번째 팀은 LG"라며 "LG 경기는 무조건 본방 사수한다. 다른 경기는 재미없다"며 웃었다.
LG가 공동 2위로 선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류제국은 "LG는 원래 방망이가 강하다. 주키치와 리즈 뒤에 (봉)중근이형 같은 투수가 더 있었으면 아마 1위도 가능했을 것"이라며 "TV를 보고 있으면, 나도 빨리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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