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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 "LG 말고 딴 게임은 재미없죠~"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06-15 08:41



"LG 경기요? 무조건 본방사수합니다."

류제국은 벌써부터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오는 10월 소집해제를 앞둔 류제국이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진행된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남은 이는 류제국과 추신수(클리블랜드). 덕수정보고 시절 최고 152㎞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며 2001년 청룡기 결승전서 광주진흥고 에이스 김진우(현 KIA)를 눌렀던, 류제국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류제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구리구장에 나와 운동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세번씩 나가는 스케줄이다. 인근 재활센터에서 재활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구리구장으로 가 공을 던진다. 그리고 다시 재활센터로 와 웨이트 트레이닝 등 보강 훈련을 한다.

류제국의 목소리는 밝았다. 다시 공을 던진다는 사실 만으로도 들뜬 모습이었다. 류제국은 "일산에서 구리까지 기름값이 많이 드는 걸 제외하곤, 모든 게 순조롭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찾아보기 힘든 여유였다.

류제국은 현재 남은 휴가를 이용해 운동이 있는 날은 오후 시간 짬을 내 구리로 향하고 있다. 스케줄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이동거리가 멀어도 참아내고 있다. 선수단과 함께 하는 건 아니다. 최근 재활군서 코치수업을 받고 있는 경헌호를 비롯해 트레이너, 훈련 보조까지 4명이서 운동을 한다. 현재는 70~80% 정도 힘으로 하프피칭을 하고 있고, 다음달 라이브피칭을 소화한다. 8월까지 100% 몸상태를 만드는 게 목표다.

물론 아직 LG 소속 선수는 아니다. 군복무를 마쳐야만 계약이 가능하다. 구리에서 운동하게 된 건 본인의 요청이었다. 지난해 10월까지도 류제국은 구리구장에 나가 공을 던졌다. 하프피칭까지 소화했으나, 상태가 좋지 않아 좀더 재활에 매달렸다.

시카고 컵스(2001~2006)와 탬파베이(2007~2008) 등에서 뛴 류제국은 텍사스 스프링캠프를 마지막으로 지난 2010년 4월 영구귀국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사실상 2009년부터 제대로 뛰지 못했다.

영구귀국한 데는 국내에서 뛰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곧장 지명권이 있는 LG와 입단 협상을 했지만, 몸상태와 군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구단과 상의 끝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병역 의무를 마친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처럼 특수한 관계가 류제국을 '반 LG 선수'로 만들었다.


민감한 계약 얘기를 내려두고라도 류제국의 마음은 벌써부터 잠실구장 마운드에 향해 있었다. 류제국은 "어쨌든 나한테 첫번째 팀은 LG"라며 "LG 경기는 무조건 본방 사수한다. 다른 경기는 재미없다"며 웃었다.

LG가 공동 2위로 선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류제국은 "LG는 원래 방망이가 강하다. 주키치와 리즈 뒤에 (봉)중근이형 같은 투수가 더 있었으면 아마 1위도 가능했을 것"이라며 "TV를 보고 있으면, 나도 빨리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지난 2009년 WBC 한국대표팀과 샌디에이고의 연습경기 때 샌디에이고 소속이었던 류제국(오른쪽에서 두번째)의 모습.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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