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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재균, 스카우팅리포트를 거부한 1번 타자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5-24 11:14


프로야구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23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펼쳐졌다. 8회초 1사 2,3루 황재균이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대구=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5.23/

시중에 나와 있는 2012년 프로야구 스카우팅리포트에 보면 롯데 황재균(25)은 언더핸드(사이드암 포함) 투수에게 약하다는 식의 분석이 돼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그랬다. 우완 정통파 투수에게는 타율이 3할3푼1리로 강했다. 하지만 언더핸드 투수에게는 1할8푼으로 부진했다. 그랬던 황재균이 올해 달라졌다. 그의 올해 투수 유형별 성적을 따져보면 언더핸드 투수에게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 4타점으로 매우 강한 면을 보였다. 좌투수에겐 2할2푼2리, 우투수에겐 2할8푼9리였다. 황재균의 이번 시즌 타율은 2할8푼1리(23일 현재)다.

황재균은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삼성이 자랑하는 핵잠수함 권오준을 두들겼다. 0-3으로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운 8회, 1사 2,3루에서 권오준의 초구 낮은 커브를 퍼올려 대구구장 좌측 담장을 넘겼다. 황재균의 한방으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뒷심이 살아난 롯데는 9회 박종윤의 결승타로 4대3 역전승했다.

황재균은 22일 삼성전에서도 삼성 선발 고든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빼앗았다. 연이틀 홈런포를 쏘아올린 것이다.

황재균은 요즘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주로 1번은 김주찬이 맡았었다. 하지만 김주찬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황재균에게 톱타자의 기회가 돌아갔다. 원래 황재균은 하위 타선인 7~8번에 주로 배치됐다.

황재균은 이번 시즌 1번 타자로 나서 타율은 2할5푼9리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연이틀 삼성전에서 홈런 2방으로 4타점을 올렸다.

황재균은 김주찬이 돌아오면 다시 하위타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요즘 그는 너무 좋다. 그는 양승호 롯데 감독을 사이 좋은 친아버지 대하 듯 한다. 타격감이 좋을 때는 옆으로 살짝 다가와선 "감독님, 저 오늘 타격감이 너무 좋아요. 안타 2개 칠게요"라고 말한다. 그럼 양 감독은 "나랑 10만원 내기하자"고 받아준다.

또 양 감독이 방망이를 들고 타격 훈련을 하러 가는 황재균을 향해 "재균이 오늘 몇 번이지"라고 하면 황재균은 "1번 입니다. 감독님.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황재균은 2010년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다. 2009시즌을 마치고 히어로즈(현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그는 지난해 타율 2할8푼9리를 치면서 롯데 주전 3루수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 동계훈련 때 타격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타격과 투수 동영상도 많이 봤다. 투수가 던진 공을 오랫동안 보는 연습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언더핸드 투수에게도 강해진 것이다. 황재균은 "나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다른 선수들을 위한 보조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얼굴이 잘 생겼다. 롯데 선수 중에서도 팬이 많은 선수 중 한명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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