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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유격수 강정호가 수비에서도 한단계 상승했다는 칭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 류중일 감독이 최근 야수들이 수비를 잘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류 감독은 "야수들은 일단 배팅이 돼야 한다. 야구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치는 훈련을 좋아한다. 재미있으니까. 5시간씩 배팅만 치라고 하면 하는데, 5시간 동안 수비훈련만 하라 하면 못 한다. 타격이 뜻대로 되면 수비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올시즌 들어 홈런 선두를 달리면서 넥센 돌풍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막연히 타격 성적이 좋아지면 수비도 잘 된다는 게 근거가 있는 얘기일까. 보통은 '멋진 허슬 수비가 나오면 그후 타격도 좋아진다'는 얘기가 일반화돼있다.
독특한 시각이면서도 한편으론 상당히 일리있는 설명이었다. LG 김기태 감독이 과거 쌍방울 시절에 안타 치고 1루에 나갔다가 후속 박철우 타석때 파울만 연속 10개가 나오자 '1-2루 질주'를 반복하느라 더운 여름철에 고생했다는 일화를 얘기한 적이 있다. 그 얘기를 전하자 류 감독은 "아마 그 즈음에 김기태 감독이 잘 쳤을 걸? 그게 다 훈련이야, 훈련"이라며 웃었다.
이같은 설명을 LG 유격수 오지환에게 대입하면 실제 들어맞는다. 오지환은 시즌 초반에 좋은 안타를 많이 칠 때는 수비에서도 엄청난 기량을 보여줬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타율이 점점 하락하면서, 때론 불규칙 바운드 때문에 억울한 상황도 있었지만, 어쨌든 수비에서도 실책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했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