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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의 전력이 엇비슷하다고 보면, 한 팀이 3연전 '스윕(sweep·한 팀이 3경기를 모두 이김)'을 할 확률은 12.5%다. 한 경기 승리 확률이 50%이기 때문에 3게임을 모두 이길 확률은 12.5%가 되는 것이다. 물론 두 팀의 전력차가 존재하고,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하면 스윕 확률은 달라질 수 있다.
넥센이 삼성을 상대로 스윕을 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은 지난해까지 넥센전 50승25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었다. 비록 시즌 들어서는 연패가 잦아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명문 '삼성'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서 삼성은 마운드가 무너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막강 투수진을 자랑하는 삼성은 3경기서 총 22점을 내줬다. 이제는 슬슬 중위권으로 도약해 전반기 이전 선두권에 합류해야 하는데, 이런 계산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KIA는 롯데전 1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002~2003년에 걸쳐 롯데를 상대로 특정팀 최다연승인 18연승을 달려던 KIA가 '그 롯데'를 상대로 올해 들어서만도 4전 전패를 당했다. 더구나 롯데는 KIA를 만나기 이전 4연패를 포함, 10경기에서 1승에 그쳤던 터라 이변이 아닐 수 없는 스윕이었다. 하위권으로 추락할 뻔했던 롯데는 KIA를 보약삼아 다시 선두권을 넘볼 기회를 잡았다. 반면 KIA는 양현종 이범호 등 투타의 핵심 전력이 돌아왔음에도 최근 4연패를 당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못해 슬럼프가 길어질 공산이 커졌다.
최하위 한화는 SK를 만나기 이전 승률 4할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도를 점입가경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선두 SK에 스윕을 당하면서 1~8위 격차가 8게임으로 벌어졌다. 특히 류현진이 나선 19일 경기에서 패해 충격이 컸다. 김태균-최진행 쌍포가 함께 터지기 시작했음을 감안하면 3연전 동안 마운드 몰락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