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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스윕당한 4팀의 충격파는 과연?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5-21 12:34


두산 선수들이 20일 라이벌 LG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두 팀의 전력이 엇비슷하다고 보면, 한 팀이 3연전 '스윕(sweep·한 팀이 3경기를 모두 이김)'을 할 확률은 12.5%다. 한 경기 승리 확률이 50%이기 때문에 3게임을 모두 이길 확률은 12.5%가 되는 것이다. 물론 두 팀의 전력차가 존재하고,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하면 스윕 확률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주말 진귀한 기록이 나왔다. 4개 구장에서 벌어진 3연전 4경기가 모두 한 팀의 스윕으로 끝났다. 이 같은 기록은 지난 99년 5월19~21일 이후 통산 두 번째다. 산술적으로 4경기 모두 스윕이 될 확률이 0.024% 밖에 안된다고 보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 역사상 두 번째로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스윕을 당한 4팀중 어디가 가장 충격이 클까. 잠실에서는 두산이 라이벌 LG에 무릎을 꿇었고, KIA는 부산에서 천적 롯데를 넘지 못했다. 디펜딩챔피언 삼성은 시즌전 최약체로 분류됐던 넥센에 3일 연속 일격을 당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선두 SK에 뭇매를 맞았다.

시즌초 1~2위를 유지하던 두산은 LG와의 3연전을 내주며 기세가 꺾였다. 자존심 문제를 떠나 순위 싸움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시점, 라이벌 LG에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 무척 뼈아프다. 특히 에이스 니퍼트가 나선 20일에는 경기 후반 5-5 동점을 만든 뒤 역전 찬스를 잡고도 연장전에서 경기를 내줘 충격이 컸다. 올시즌 LG에 1승5패로 압도당하고 있다. 지난 4일 첫 맞대결에서 승리한 뒤 내리 5경기를 패했다. 두산과 LG는 라이벌전에서 많은 것을 쏟아붓고, 온갖 신경전을 펼친다. 잠실을 홈으로 같이 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라이벌이 된지 20년이 넘었다. 이긴 팀은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지만, 진 팀은 그 충격에서 한 동안 벗어나지 못하기 일쑤다. 두산이 당분간 내부적으로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넥센이 삼성을 상대로 스윕을 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은 지난해까지 넥센전 50승25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었다. 비록 시즌 들어서는 연패가 잦아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명문 '삼성'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서 삼성은 마운드가 무너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막강 투수진을 자랑하는 삼성은 3경기서 총 22점을 내줬다. 이제는 슬슬 중위권으로 도약해 전반기 이전 선두권에 합류해야 하는데, 이런 계산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KIA는 롯데전 1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002~2003년에 걸쳐 롯데를 상대로 특정팀 최다연승인 18연승을 달려던 KIA가 '그 롯데'를 상대로 올해 들어서만도 4전 전패를 당했다. 더구나 롯데는 KIA를 만나기 이전 4연패를 포함, 10경기에서 1승에 그쳤던 터라 이변이 아닐 수 없는 스윕이었다. 하위권으로 추락할 뻔했던 롯데는 KIA를 보약삼아 다시 선두권을 넘볼 기회를 잡았다. 반면 KIA는 양현종 이범호 등 투타의 핵심 전력이 돌아왔음에도 최근 4연패를 당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못해 슬럼프가 길어질 공산이 커졌다.

최하위 한화는 SK를 만나기 이전 승률 4할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도를 점입가경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선두 SK에 스윕을 당하면서 1~8위 격차가 8게임으로 벌어졌다. 특히 류현진이 나선 19일 경기에서 패해 충격이 컸다. 김태균-최진행 쌍포가 함께 터지기 시작했음을 감안하면 3연전 동안 마운드 몰락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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