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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초창기 팬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주말 낮엔 거의 당연한 수준이었고, 심지어 평일 저녁에도 지상파방송에서 프로야구를 자주 생중계하곤 했다. 물론 그때는 위성방송 채널이 없던 시절이라 공중파란 말이 더 자연스러웠다.
사실 이번 결정은 방송사 파업 문제로 인한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3시간여를 책임질 수 있는 프로야구만한 컨텐츠를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파업 문제를 떠나서라도 고무적인 일이다. 시즌 개막후 한달여가 지난 시점에, 그것도 평일 저녁 경기가 지상파에 편성됐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6월 이후 지상파 생중계가 더 늘어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하루에 두곳 이상의 지상파 채널이 프로야구를 생중계하는 경우가 생길 것 같다"고 말한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프로야구가 지상파 생중계를 유치하기 위해 읍소하는 형편이었다.
내년에 지상파 채널이 토요일 오후 5시 경기를 오후 2시로 당겨 생중계하기를 원한다 치자. 지난해까지는 두말할 필요없이 성사됐다. 하지만 토요일 새벽이 선수들의 이동 타이밍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후 2시 경기를 야구단측에서, 혹은 KBO 차원에서 원천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 즉, 중계를 하고 싶다면 오후 5시 경기를 그대로 예정된 시각에 하라는 의미다. 지상파 생중계 보다 선수단 컨디션과 경기력이 우선이라는 의미. 몇년 전과 비교하면 프로야구 위상이 많이 달라진 셈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