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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 법 한데 느긋하다. KIA 선동열 감독 이야기다.
1군 무대에서 불펜이나 대타요원으로라도 활용가능한 몸상태. 하지만 선 감독은 단호하다. 13일 광주 두산전에 앞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 몸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 본인들이 이제 완벽해 너무나도 올라오고 싶다고 할 때 쯤에야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들을 가장 빨리 보고 싶은 사람은 감독이다. 그런데 선 감독은 왜 이렇게 여유를 보이는 것일까.
이범호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신예 3루수 윤완주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당장 급한 불은 꺼주고 있다. 중심 타선을 이끄는 이범호의 어마어마한 중량감을 윤완주와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윤완주는 기대 이상이다. 적어도 수준급 3루수 역할은 해내고 있다. 특히 수비와 주루에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소가 된다. 이범호가 부상 재발 우려를 완전히 털어내고 복귀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셈.
선 감독이 비교적 느긋한 두번째 이유는 물고 물리는 혼전 속에 촘촘해진 팀 순위다. 당초 선 감독은 "4월은 4할, 5월은 5할 승률"을 목표로 삼았다. 가장 큰 우려는 이 기간 중 특정 팀이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시나리오. 하지만 절대강자는 없었다. 상하위 팀 격차가 유례 없이 촘촘해 졌다. 14일 현재 1위 SK와 7위 KIA의 승차는 단 3.5게임 차. 3연전 싹쓸이만으로도 턱밑 추격이 가능한 거리다. 부상병동 KIA가 제자리걸음을 하는데도 불구, 타 팀들이 서로를 밀어 넘어뜨리며 멀리 달아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
양현종, 이범호 등 핵심 부상 선수들이 완벽한 컨디션으로 복귀하는 시점. KIA 반격의 본격적인 터닝포인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