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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의 발로 이겼다.
박용택은 1회 첫타석부터 가볍게 좌익수 왼쪽으로 흐르는 안타를 날렸다. 이날 경기의 처음이자 마지막 안타였다. 이후 박용택의 발야구가 시작됐다. 힛앤런 작전이 나오면서 이진영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에 도달했고, 순식간에 넥센 선발 강윤구의 허를 찌르는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1사 3루로 희생플라이 하나면 선취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최동수는 곧바로 큼지막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줬고, 박용택은 홈을 밟았다. 발로 만들 수 있는 전형적인 득점공식이었다.
두번째 타석에선 발로 상대를 흔드는 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줬다. 박용택은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했다. 도루를 성공시켜야 그나마 득점을 기대해 볼만한 상황. 1회 때 3루 도루를 허용한 강윤구는 잔뜩 긴장한 채 박용택에게 연거푸 견제를 시도했다. 이때 강윤구의 두번째 견제구가 1루수 오른쪽으로 멀리 벗어났다. 이날 경기 중에도 손에서 빠지는 공이 많았던 강윤구인데 견제마저 손에서 빠진 것이다.
박용택은 상대 투수들의 제구 난조로 3회와 5회, 7회 세타석 연속 스트레이트볼넷으로 출루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7회에도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정성훈의 중견수 플라이 때 3루에 도달했다. 넥센 투수 김상수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폭투를 범해 박용택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날의 결승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박용택은 "오늘은 1번타자로서 많이 출루하고자 노력했다. 누상에서 많이 뛰려고 했다"며 "앞으로도 1번이나 2번타자로서 많이 뛰는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벌써 도루 8개를 성공시켜 이 부문 공동 5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4번타자로 변신을 꾀하는 등 그간 빠른 발을 잊고 살았지만, 2005년 도루왕 출신으로 원래 뛰는 데 재능이 있던 그다. 이젠 단순히 도루 뿐만 아니라, 발로 승리를 가져오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