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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SK와 이만수SK의 한달은 어떻게 달랐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2-05-07 23:04 | 최종수정 2012-05-08 07:39


SK가 이만수 감독체제로 시즌을 치른지 한달이 됐다. 이 감독은 자신이 해왔던 한국야구와 은퇴후 미국에서 배운 메이저리그식을 더한 야구를 하겠다고 했었다. 5년간 김성근 전 감독이 이끌며 만들어온 팀 스타일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해와 올시즌 20경기의 기록을 비교해봤다.

일단 지난해 SK는 20경기 동안 15승5패, 무려 7할5푼의 승률로 2위 두산에 2.5게임차 앞서고 있었다. 좋은 성적의 원동력은 마운드와 타선의 조화였다. 당시 팀타율 2할8푼2리로 1위를 달리며 홈런 2위, 득점 3위로 화끈한 공격을 했고, 마운드에서도 평균자책점 3.41로 3위로 효과적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냈다. 글로버와 매그레인, 김광현 등 3명을 붙박이 선발로 쓰고 나머지 4,5선발은 송은범과 고효준 전병두 이승호 등 상대팀에 따라 여러 선수들을 쓰는 전략을 썼다. 당시 글로버를 뺀 매그레인과 김광현이 그리 좋지 못한 컨디션을 보였기 때문에 나머지 투수들을 불펜요원으로 쓰다보니 여러 투수들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던져야했다.

올해는 11승1무8패로 3위다. 지난해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성적표. 그러나 팀타율 6위에 팀득점 7위 등을 생각하면 좋은 성적이다. 3.15의 압도적인 평균자책점을 보인 마운드의 힘. 로페즈와 마리오 윤희상 등이 버텼고, 최근엔 송은범이 돌아와 한층 더 탄탄한 선발진을 보유하게 된 SK는 주축 불펜 요원들이 FA와 부상 등으로 빠졌음에도 박희수-정우람 왼손 듀오와 엄정욱 임경완 등 베테랑의 활약으로 강력한 방어막을 구축했다.


지난해와 올시즌 SK의 기록을 비교했다. 김성근 감독의 SK와 이만수 감독의 SK는 얼마나 다를까. 스포츠조선DB
세부적인 기록을 보면 이 감독과 김 전 감독의 스타일이 어떤지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마운드에서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기록적으로는 둘 다 좋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지만 분명 달랐다. 일단 선발의 투구 이닝이 길어졌다. 지난해엔 선발투수의 평균 투구 이닝이 4⅓이닝이었다. 8개 구단중 가장 짧은 이닝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5⅓이닝으로 1이닝이 늘어났다. 그만큼 선발 투수가 무너지지 않는 한 많은 이닝을 던지도록 했다.

타자 당 투구수도 달랐다. 김 전 감독은 상대 타자를 유인구로 유도하는 스타일이지만 이 감독은 좀 더 공격적인 피칭을 통한 빠른 승부로 타자를 잡기를 원했다. 지난해 투수의 타자당 투구수는 4.18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이 던졌다. 반면 올해는 3.81개를 던졌다. 적게 던진 순으로 3위에 올랐다. 그만큼 다른 팀보다 빠르게 승부를 한다는 뜻. 투구수를 줄이면서 더 오랜 이닝을 던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적극적인 투구를 하다보니 볼넷 허용도 줄었다. 올해 68개로 가장 적게 볼넷을 내줬다. 반면 지난해엔 87개로 6위에 머물렀다.

이렇게 철벽 마운드가 되기 위해선 수비의 도움도 꼭 필요하다. 그리고 SK 야수들은 투수들을 확실히 도왔다. 20경기서 실책이 단 6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개 미만의 실책을 했다. 지난해 14개를 했으니 올시즌엔 수비가 더욱 좋아진 모습이다.

타격의 경우도 이 감독은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주문했다. 상대투수가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지는 스트라이크를 쳐서 안타를 만들라는 것. 제구력이 좋은 투수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치게끔 했다. 적극적으로 치다보면 당연히 타석당 타자가 보는 공의 갯수가 줄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3.82개의 공을 본 타자들은 올해는 3.81개를 봤다.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지난해엔 투구수가 적은 것으로 1위였다. 그만큼 지난해에도 좋은 공은 적극적으로 타격을 했다는 뜻. 올해는 3위다. 지난해에 비해 3푼6리나 떨어지는 극심한 타격 부진이 선수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삼진수가 지난해 125개로 가장 적었으나 올해는 160개로 가장 많아진 것이 타격감이 떨어졌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SK 2011년-2012년 초반 20경기 성적 비교

구분=2011년=2012년

성적=15승5패(1)=10승1무8패(3)

타율=0.282(1)=0.246(6)

홈런=14(2)=20(T1)

타점=100(T2)=78(7)

득점=107(3)=83(7)

볼넷=76(6)=63(7)

삼진=125(1)=160(8)

병살타=15(T2)=10(1)

득점권타율=0.297(3)=0.275(5)

타석당 상대 투구수=3.82(1)=3.81(3)

실책=14(T5)=6(1)

평균자책점=3.41(3)=3.15(1)

피안타율=0.232(1)=0.229(1)

볼넷허용=87(6)=68(T1)

탈삼진=158(2)=126(6)

실점=81(2)=68(1)

상대 타자당 투구수=4.18(8)=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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