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또 한명의 그저그런 패전처리용 투수인 줄 알았다. 류중일 삼성은 스코어가 2-7로 벌어지자 무명의 심창민(19)을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믿었던 선발 고든(7실점)이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심창민은 28일 차우찬이 2군으로 내려가는 대신 1군으로 올라왔다. 그는 삼성 구단이 '제2의 임창용'을 꿈꾸면서 영입한 기대주였다. 지난해에는 어깨 통증으로 치료와 재활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동계훈련을 마치고 심창민을 2012년 주목해야 할 4명의 선수 중 한명으로 꼽았다.
차우찬이 3차례 선발 등판해 모두 실패하지 않았다면 심창민에게 이렇게 빨리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류 감독은 당초 심창민을 5~6월쯤 1군에 올리려고 했었다. 심창민은 2군 퓨처스리그에서 마무리로 4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었다. 류 감독은 심창민을 1군으로 올린 바로 그날 힘든 상황에 투입했다. 심창민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심창민은 고교 2학년 때 투수로 정착했다. 키가 작고 힘이 떨어져 오버 스로 대신 사이드암 스로 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사이드암 대선배 권오준(삼성)과 같은 방을 쓰면서 귀찮게 투구 밸런스를 잡는 방법을 물었다. 일본 야쿠르트로 간 임창용의 빠른 직구를 흉내내기 위해 동영상을 수 천번 돌려왔다. 고교 선배인 임경완(SK)에게 싱커를 배우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심창민은 1군의 첫 시험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삼성은 제법 쓸만한 새로운 무기를 수렁에선 건진 셈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