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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타법 버린 롯데 홍성흔의 끝없는 변신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04-15 18:03


15일 부산 두산전에서 롯데 홍성흔이 5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쳤다. 2루에서 손을 들어보이는 홍성흔.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이대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롯데 홍성흔의 노력은 쉴 틈이 없다.

그는 흔들타법을 버렸다. 사연은 길다.

올 시즌 스트레스가 많았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로 생긴 롯데 타선의 공백. 당연히 홍성흔이 전면에 나서야 했다.

롯데의 새로운 4번 타자. 하지만 선천적인 파워와 유연함을 가지고 있는 이대호의 공백을 메울 순 없었다.

그는 많은 고민을 했다. 독이 됐다. 은연 중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타격의 정확도까지 떨어지는 악순환.

그는 노련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신이 필요했다. 시범경기에서 롯데 박정태 타격 코치의 전매특허인 '흔들타법'을 부분 수용했다.

스윙을 하기 전 왼손을 일부러 배트에서 떨어뜨렸다. 자연스럽게 힘이 빠졌다. 그러나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박 코치의 독특한 타격폼을 완벽히 수용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몸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결국 흔들타법을 버렸다. 그러나 단 하나, 핵심인 힘을 빼야 한다는 의미는 항상 되새기고 있었다. 15일 부산 두산과의 경기 전 만난 홍성흔은 "흔들타법을 계속 쓸 순 없었다. 대신 타격폼의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몸을 좀 더 세웠다. 상체를 수그릴 때보다 타격 자세를 잡은 뒤 볼을 칠 때 임팩트가 빠르면서도 간결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힘도 저절로 빠지는 부가적인 효과도 생겼다.

많은 변화가 아직 100% 체득되지는 않았다. '힘과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홍성흔은 "경기 전 박 코치님께서 '타석에서 좀 더 힘을 빼면 좋겠다. 바깥쪽을 노려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날 첫번째 타석에서 힘들이지 않고 툭 밀어쳐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4회 좌전안타.

결정적인 것은 5회였다. 1-0으로 앞선 롯데의 2사 만루 찬스.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섰다. 범타로 물러나면 승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

두산 선발 김승회의 바깥쪽 볼을 결대로 밀어쳤다. 깨끗한 우선상 3타점 2루타. 홍성흔은 "볼이 바깥쪽으로 들어오길래 순간적으로 방망이를 내밀었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타격 변신과 노력없이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안타였다. 이날만 4타수 4안타 3타점.

홍성흔은 이번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서 11타수 6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의 변신이 몸에 체득되면서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

이날 TV 인터뷰에서도 "몸 속에 있는 이대호를 버리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항상 강조하는 '힘빼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는 "나는 이대호가 될 수 없다. 이대호가 아니라 홍성흔이라는 점을 항상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만의 방법으로 이대호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고 있다.

그 비결은 홍성흔의 말 속에 있다.

"야구인생에서 올해만큼 전지훈련에서 방망이를 많이 돌려본 적이 없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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