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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최고령 투수, 명암 엇갈렸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4-09 13:48


50세로 메이저리그 최고령 선수인 콜로라도 투수 제이미 모이어. 사진캡처=콜로라도 홈페이지

8일 삼성전 7회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택현을 덕아웃 앞에서 환영해주고 있는 LG 선수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4.08/

옛 동료들은 이미 그라운드를 떠났거나 지도자로 나섰는데, 그들은 여전히 씩씩하게 마운드에 오른다. LG 류택현(41)과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의 제이미 모이어(50),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야마모토 마사(47). 셋 모두 좌완투수이고, 소속 리그의 최고령 투수이자 최고령 선수이다. 희소성이 있는 왼손투수이고, 몸관리를 잘 했으며,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게 아니라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직구 스피드는 130km 중반으로 떨어졌으나, 정교한 제구력과 경기 운영으로 세월을 뛰어넘는다. 야마모토와 모이어는 선발, 류택현은 중간계투요원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선수로 남기를 원하는 후배들에게 롤모델이다.

그런데 한-미-일 최고령 선수의 시즌 초반 명암이 엇갈렸다.

참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지난해 부상으로 한 시즌을 쉰 야마모토는 지난 시즌 재팬시리즈 우승팀 주니치의 제3 선발투수다. 이미 두 차례(1986년, 1992~1995년)나 주니치 사령탑을 역임한 71세의 다카키 모리미치 감독은 야마모토를 개막전 선발투수 후보로 거론할만큼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이런 감독의 믿음 속에 야마모토는 두 차례 선발 등판, 100% 임무를 완수했다. 지난 1일 히로시마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3안타 무실점, 8일 야쿠르트전에 등판해 6이닝 3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0.82. 주니치 투수들 중 가장 좋고, 센트럴리그 6개 팀 투수 중 3위다.


1일 히로시마전에 선발로 나선 주니치 야마모토(왼쪽). 사진캡처=주니치 드래곤즈 홈페이지
이정도 호투라면 당연히 승리가 따라와야하는데 야마모토는 아직 무승이다.

히로시마와의 경기 때는 2-0으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중간계투진이 2점을 내주는 바람에 승리가 날아갔다. 야쿠르트전에서는 타선이 침묵해 0-1로 뒤진 상황에서 강판했다. 다행히 경기 후반 동점타가 터져 패전은 면했으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야마모토는 "다음에 더 잘 던지겠다. 체력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50대 현역 모이어는 우여곡절 끝에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부상 때문에 1경기에도 나서지 못한 모이어는 초청선수로 콜로라도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시범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여 정식선수가 됐다. 투수력이 약한 콜로라도의 제2 선발로 낙점됐다. 하지만 2년 만에 다시 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8일(한국시각) 휴스턴전에 등판한 모이어는 1회말 휴스턴 선두타자 샤퍼에게 1점 홈런을 내줬다. 5이닝 홈런 2개를 포함해 5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했다.

반면, 류택현은 8일 삼성전에 세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2009년 8월 11일 롯데전 이후 무려 960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LG에서 방출된 후 자비로 팔꿈치 수술까지 받고 다시 팀에 복귀한 류택현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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