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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다.
사실 전문가들의 예상은 현 상황에서의 주어진 조건을 밑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시즌중 돌발 변수가 생길 경우엔 어쩔 수가 없다. 겨우내 전력 수급과 선수들의 내구성 등을 감안했을 때 현재로선 삼성이 독보적인 1위 후보라는 얘기일 것이다.
이런 삼성을 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롯데 역시 삼성과의 맞대결에 사력을 다할 전망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팀의 올해 목표가 또다시 2위일 수는 없는 법. 1위에 도전하기 위해선 삼성을 꺾어야 한다.
반면 몇몇 팀들은 오히려 "삼성이 막강한 전력으로 독주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모 팀의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선두 다툼이 치열하게 계속되는 건 별로 반갑지 않다. 오히려 삼성이 처음부터 치고 나가서 계속 독주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7,8월까지 4강권 내의 팀들이 치열하게 물고물리는 일이 계속되면 그 여파가 하위권 팀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어떻게든 기를 쓰고 승률 5할에 맞춰볼려는 팀들에겐 상위권 팀들이 모두 버거운 상대가 된다. 반면 삼성이 아예 독주를 하게 되면, 승률 5할을 기점으로 그 근처에 여러 팀들이 모여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들에게도 4위 턱걸이의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하위권에 포진한 팀들은 어차피 우승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진 않는다. 어떻게든 4위를 차지하면 대성공인 셈이다. 이같은 목표를 위해선 상위권 팀들이 혼전을 벌이는 것 보다는 삼성 같은 팀이 치고 나가는 게 유리하다는 가정이다. 간단히 말하면 '삼성에게 우리가 1승2패로 지고, 다른 팀들도 1승2패로 지면 같은 조건'이란 얘기다.
일단 삼성이 '공공의 타깃'이란 얘기를 듣는 건 2005년의 상황과는 이유가 다르다. 당시엔 삼성이 FA 심정수와 박진만 등을 싹쓸이 영입하며 돈보따리를 풀자 다른 팀들이 극도로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지금 삼성이 '공공의 타깃'이 돼있는 건 지난해 챔피언인 동시에 전력과 예상성적 때문이다.
한편으론 삼성을 '공공의 적'으로 보는 시선 역시 이처럼 두 종류로 나뉘어진다. '삼성을 잡겠다'는 쪽과 '삼성, 부디 잘 해야한다'는 의견. 결국엔 우승이 목표인가, 4강이 절실힌가에 따른 견해의 차이인 셈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