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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소닉' 이대형이 발만 빠른 타자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앞으로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바뀐 모습을 바탕으로 조금씩 살을 붙여가는 단계다. 일단 확실한 변화는 '갖다 맞히기 급급한 타격'을 버렸다는 것이다. 나쁜 습관을 고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좌타자인 이대형은 그동안 타격시 오른 어깨가 일찍 열렸다. 임팩트 순간 이미 어깨는 1루 방향을 향해 있었다. 팔로스윙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어깨 뿐만이 아니다. 오른발 역시 임팩트와 동시에, 혹은 미리 방향 전환이 이뤄진 상태.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많이 생산하기도 했지만, 1번타자로서의 정확성은 갖추지 못했다.
이대형은 이번 시범경기서 타율 3할3리에 홈런 없이 16타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무려 4할8푼5리에 이르는 장타율. 그동안 타율보다 약간 높은, 3할 정도의 장타율을 보였기에 시범경기지만 놀라운 수치다.
확실히 외야로 향하는 타구가 많아졌다. 사실 이대형은 힘이 약한 타자가 아니다. 공에 힘을 싣는 방법에 문제가 있던 것이다. 팔로스로가 끝까지 이뤄지면서 완벽한 스윙궤적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코스를 가리지도 않는다. 밀어칠 때와 당겨칠 때 모두 땅볼보다는 떠서 외야로 날아가는 일이 많다.
김 코치는 경기 전, 그리고 경기 중에도 수시로 이대형에게 타구를 보낼 코스를 주문한다. 김 코치가 상대 투수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상황에 맞는 대처능력을 키워주다 보면, 나중엔 특별한 주문 없이도 본인이 알아서 잘 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대형은 올시즌 박용택과 1번, 2번타자를 번갈아 맡게 된다. 상대선발이 1,2선발급이라면 박용택이, 아니면 이대형이 먼저 등장한다. LG 코칭스태프는 변신을 꾀하고 있는 이대형의 부담감을 줄여주고, 결과를 통해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았던 그다. 올시즌엔 부족했던 2%를 채울 수 있을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변화를 이어가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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