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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윤곽 드러낸 8개구단 16명 용병투수의 레벨 차이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03-29 14:32


16명의 용병투수들, 실력 차가 보인다.

2012 프로야구 개막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시범경기를 통해 슬슬 팀 전력을 점검하던 8개 구단은 개막이 열흘 안쪽으로 다가오자 조금씩 피치를 높이면서 정규시즌과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실전 모드'라고 했듯, 나머지 구단 사령탑도 이제는 단순히 연습 차원이 아니라 승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올 시즌 8개구단에서 영입한 16명의 용병 투수들도 조금씩 레벨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용병이 모두 투수로만 채워진 시즌이다. 선발 혹은 마무리로 활약하게 될 이들 16인의 용병투수들은 사실상 팀 성적의 핵심열쇠를 쥐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나타난 결과를 근거로 16인 용병들의 클래스를 구분해봤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이 용병들의 실력을 100% 증명할 수는 없다. 때문에 이 분석이 확정적일 수는 없다. 그러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한국 무대를 밟은 23명의 신입용병 중에서 시범경기 때 잘한 선수가 정규시즌에서도 잘했고, 반대로 시범경기 때 부진하면 정규시즌에도 부진한 경우가 대다수였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명불허전! A클래스(주키치, 리즈, 프록터, 앤서니, 로페즈, 마리오, 바티스타, 고든)

28일 현재 방어율을 기준으로 A클래스(0.00~3.00)와 B클래스(3.01~4.50), C클래스(4.51이상)로 투수들의 레벨을 분류해봤다. 시범경기임을 감안해 방어율의 구간을 다소 넓게 잡았고, 이 레벨 평가가 100% 확정적일 수는 없다.

그래도 최소 2차례 이상씩 경기에 투입된 용병투수들 가운데 확연하게 좋은 기량을 보여준 A클래스 투수들은 8명이나 됐다.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지난해와 같은 용병을 쓴 LG는 선발 주키치가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2.45를 기록했고, 마무리로 전환한 리즈는 5경기에 나와 1승1세이브를 올리며 방어율 0을 마크했다.

두산의 새로운 마무리 프록터도 한때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간판 필승계투답게 잘 던졌다. 5경기에 나와 2세이브를 달성하면서 역시 방어율 0이다. KIA의 우완투수 앤서니는 선 감독이 팀에 꼭 필요한 마무리 전환을 검토하기도 할 만큼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3경기에서 선발 1회, 마무리 2회를 하면서 1세이브에 방어율은 3.00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뛰는 한화 마무리투수 바티스타도 2경기에 나와 1점도 내주지 않았다.


SK의 용병 듀오 로페즈와 마리오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KIA에서 지난 3년간 뛰었던 로페즈는 1경기서 6이닝 1실점하며 1승을 챙겼다. 방어율은 1.50. 새로 영입한 마리오도 3경기에서 17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방어율 1.06)을 거둬 이만수 감독을 웃게 했다. 지난해 SK에서 뛰다 올해 삼성으로 팀을 옮긴 고든은 2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지며 1홀드 방어율 2.70으로 수준급 피칭을 보여줬다.

쓸 만하네. B클래스(니퍼트, 탈보트, 밴헤켄)

B클래스라고 해서 절대 A클래스 투수들보다 기량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시범경기에서 다소 힘을 아끼며 몸상태를 점검한 결과 방어율이 다소 높아졌을 뿐이다. 두산 선발 니퍼트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 지난해 15승 투수 니퍼트는 3경기에 나와 1승1패 방어율 3.75를 기록했다. 하지만, '15승 투수'의 기량과 관록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국 야구 2년차를 맞이해 타자들에 대한 분석력이 더 깊어졌다. 올해 충분히 1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둘 만 하다.

삼성의 새 용병 탈보트는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에서 2010년 10승을 달성한 걸물이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3경기에 나와 2승을 거뒀는데 방어율이 3.94로 다소 높았다. 그러나 아직은 적응이 덜 됐을 뿐이라는 평가다. 지난 28일 대구 롯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하면서 정규시즌 출격준비를 마쳤다. 넥센의 새 용병 헤켄은 2경기에 나와 1패에 방어율 4.50으로 간신히 B클래스의 기준에 턱걸이했다. 김시진 감독은 "아직은 좀 더 두고봐야 한다"며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좀 더 분발해야… C클래스(나이트, 배스, 라미레즈, 사도스키, 유먼)

이들 외에 5명의 투수들은 방어율이 상당히 높았다. 기량이 수준에 못 미치거나, 시범경기를 그저 연습의 일환으로 생각해 성적에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던졌거나.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두 가설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 지는 정규시즌이 시작돼야 확실히 알 수 있다.

일단 넥센 용병 나이트는 많이 맞았다. 2경기에 나와 방어율 8.53이다. 2009년 삼성에서 시작해 2010년부터 넥센의 선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37세의 나이로 인해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한화 선발 배스도 한대화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방어율이 무려 8.59나 된다. 구속이나 변화구의 각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KIA의 왼손 선발 라미레즈는 캠프에 늦게 합류한 관계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 성적도 3경기에서 2번 선발 등판해 1승1패 방어율 5.79. 아주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정규시즌에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롯데의 두 용병 사도스키(2경기, 7.27)와 유먼(2경기 5.00)은 방어율 상으로 C클래스로 분류됐지만, 양승호 감독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들은 각각 27일과 28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했는데, 양 감독은 "아직은 다양한 공을 시험하고 있고, 포수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더 맞춰야 한다"며 두 선수에 대해 비판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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