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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코멘트였다.
박현준 측 변호인이 입을 다문 이유는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김성현 측 주장에 대해 실제로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경우다. 여기에 섣불리 대응했다 여론의 역풍을 맞거나, 재판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는 것을 우려하고 있을 수도 있다. 두번째로는 아직 향후 대응 방안을 잡지 못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박현준과 변호인이 대화를 통해 입장을 정리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쟁점은 박현준의 지난 12일 인터뷰다. 박현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1회 볼넷을 두고 처음 경기조작을 감행한 지난해 5월24일 두산전에 대해 "김성현을 돕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성현 측 변호인인 양희묵 변호사는 박현준의 첫번째 조작경기와 김성현이 무관함을 주장했다. 500만원 역시 받은 바가 없다고 했다.
취재 결과 대구지검은 박현준과 대학야구 선수 출신 브로커 김모씨(26)를 이전부터 알고 있던 관계로 판단, 공소장에 "전직 대학야구 투수 출신 브로커 Z가 대학야구 선수로 활동하던 중 알게 된 선수(박현준을 지칭)에게 볼넷을 던지면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음"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의 판단과 김성현 측 주장이 맞다면, 박현준은 5월24일 경기에 김성현과 관계없이 단독으로 경기조작에 나선 것이다.
박현준의 두번째 조작경기였던 6월9일 한화전, 이 경기에선 대가의 내용에 있어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박현준은 이날 경기에 대해 "브로커에게 먼저 연락이 와 김성현의 빚을 줄여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 변호사는 "이날 경기에서도 박현준은 500만원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조작에 성공했음에도 생갭다 많은 배당금이 나오지 않자 브로커는 약속된 500만원을 못주겠다고 했고, 대신 김성현의 빚(김성현이 경기조작 실패 대가로 브로커에게 보상하기로 돼있던 3000만원)에서 제하자고 제안했다. 박현준은 브로커의 이같은 제안을 받은 뒤 이에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쟁점은 모두 검찰조사 결과 박현준의 조작경기로 밝혀진 2경기와 직접 연관돼 있다. 불구속돼 비교적 언론과 접촉이 가능한 박현준이 동정표를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법정에서 정상참작, 혹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김성현의 가족은 최근 박현준의 거짓말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
물론 김성현과, 박현준 어느 쪽 말이 맞다고 지금 당장 결론지을 수는 없다. 진실은 법정에서나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