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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유격수 김상수(22)는 두 남자 덕을 봤다. 한 사내는 류중일 삼성 감독(49)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아이돌 그룹 '엔트레인'의 메인 보컬 김상우(20)다. 삼성 구단 주변에서 김상수를 '류중일의 아들' 또는 '아이돌 브라더'라고 부를 때가 더 많다. 김상우가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성장하는데 두 사나이가 끼친 영향은 컸다.
김상수는 아직도 그때 류 감독이 해준 조언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 유격수 수비에 대해 이렇게 하라고 얘기해줬다"면서 "너무 급하다. 천천히 해라. 또 공을 던질 때 팔 스윙을 부드럽게 해라. 팔꿈치는 최대한 몸쪽으로 붙여라고 말해주셨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김상수는 2009년 1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유니폼 입었고 다시 류 감독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는 올해로 벌써 프로 4년차다. 출전 경기수가 97경기(2009년)→101경기(2010년)→128경기(2011년)로 늘면서 김상수가 삼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타율 2할7푼8리를 기록, 입단 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22개의 실책을 범했다. 김상수는 류 감독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무조건 실책을 한 자릿수로 떨어트리는 게 첫번째 목표다.
김상수는 "동생은 춤은 잘 못췄지만 노래는 어린 시절부터 정말 잘했다"면서 "지금도 중학교 시절 엄마한테 천원 받아서 오락실에 가 동전 노래방 기계로 함께 노래를 불렀을 때가 가장 많이 기억이 난다"고 했다. 형제는 당시 인기가 많았던 SG워너비의 '살다가'를 가장 자주 합창했었다고 한다.
김상수도 동생 만큼은 아니지만 노래를 곧 잘 부른다. 팀 장기 자랑에선 노래를 부를 기회가 오면 사양하지 않고 부른다.
형제는 아직 스타는 아니다. 둘 다 더 잘 해 더 유명해져야 한다. 김상수는 "동생은 아직 인기 연예인은 아니다. 물론 나도 스타가 되기까지는 멀었다"면서 "동생이 서울에 주로 있기 때문에 자주 볼 수는 없어 전화통화를 한다. 그때마다 서로의 분야에서 열심히 하자. 항상 초심을 잃지 말고 조금 인기를 얻었다고 우쭐해하는 못난 사람이 되지 말자는 얘기를 한다"고 했다. 김상수는 동생의 새 앨범이 나오면 다시 홍보맨이 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