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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가 11월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시리즈 개최를 확정지은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해 대만이 적극적으로 아시아시리즈 부활에 앞장서며 대회를 개최했다. 아시아시리즈를 통해 자국 야구 열기를 끌어올린다는 목표였다. 대만프로야구리그(CPBL)가 적극적으로 원했고 정부에서도 지원했다. 하지만 대만의 프로야구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부활한 아시아시리즈도 흥행면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10년간 일본프로야구는 전반적으로 '요미우리 경기의 시청률 하락'으로 상징되는 인기 하락의 길을 걸었다. 의지가 있는 대만이 계속 아시아시리즈를 개최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번 치르고 난 뒤 비용 문제로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또한 정치적인 문제다 뒤따른다. 지난해 대만에서 대회가 열리면서 중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참가하지 못하고 호주팀으로 바뀌었다. 중국측이 대만에서 대회가 열린 것에 대해 일본측에 항의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자 일본프로야구 기구(NPB)가 한국 개최가 낫겠다는 의견을 냈다.
런던올림픽에선 야구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올해 이렇다할 국제적인 이벤트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KBO는 아시아시리즈를 올시즌을 마친 뒤 야구 열기를 이어갈 수 있는 재료로 선택한 셈이다. 내년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열린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예산은 약 30억원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TV 중계권료, 타이틀 스폰서, 입장권 수입 등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마지막 문제는 날씨와 장소다. 빨라야 11월초에 아시아시리즈가 열린다. 돔구장이 없는 한국에서 이맘때 야구 국제대회를 치를 경우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다. 일단 일본이나 대만측은 날씨가 추운 건 관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날씨 때문에 잠실과 부산 사직구장에서 분산개최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야구장 규모와 시설물 수준을 봤을 때 아시아시리즈를 치를 수 있을만한 장소는 잠실구장, 인천 문학구장, 사직구장 정도다.
흥미로운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대회 열기를 높이기 위해 KBO는 한국, 일본, 대만, 호주 우승팀과 중국 올스타팀, 그리고 정규시즌 2위팀 혹은 한국시리즈 준우승팀까지 6개 팀으로 규모를 확장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 팀이 곧바로 아시아시리즈에서, 심지어 결승전에서 다시 대결하는 리턴 매치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결국 날씨만 도와준다면 흥행 요소는 분명 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무료해질 야구팬들에겐 좋은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