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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유창식 "7억팔 명성 되찾겠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03-07 13:22


한화 유창식이 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이젠 가운데만 보고 던집니다."

한화의 스프링캠프에서 커다란 기대감을 안져주는 젊은 희망이 있다.

프로 2년차 유창식(20)이다. 유창식은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자체 홍백전에 4경기 출전해 유일하게 볼넷을 기록하지 않은 투수로 칭찬을 받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계속된 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겨울철 준비를 가장 착실하게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시즌 한화 마운드에 희망가를 높게 울려퍼지게 할 '젊은 피'로 벌써부터 기대감이 크다. 유창식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유창식은 데뷔 첫해인 2011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화 구단 사상 최고액(7억원) 계약금을 받고 전체 1순위로 입단해 '7억팔'이란 별명을 얻은 것까지는 좋았다.

광주제일고 시절 고교 최강의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터라 거액의 계약금과 함께 주변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고교 시절 특급 에이스라는 이유로 너무 많이 던진 까닭에 왼쪽 어깨에 염증이 발견돼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도 못했다. 2011년 시즌 개막 1개월이 지나서야 1군에 합류했다.

유창식이 지난 시즌 받아든 성적표는 1승3패 방어율 6.69. 신인 라이벌인 임찬규(LG)가 1군 붙박이로 출전하며 9승6패7세이브, 방어율 4.46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했다.

유창식은 "2011년 같은 악몽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교 시절 선동열 감독님과 류현진 선배 같은 훌륭한 투수를 넘고 싶다고 말 한 적이 있는데 다시 그때의 각오를 떠올리기도 한다"는 말도 했다.

유창식이 이처럼 '기죽은 7억팔'에서 '기살린 7억팔'로 변신하게 된 것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안고 있던 문제점이 무엇인지 깨우쳤다는 것 자체가 소득이다. 유창식은 프로 첫해를 지낸 뒤 얻은 교훈은 '나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창식은 "작년에 마운드에 설 때는 잘 하려는데만 집중한 나머지 반드시 삼진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긴장하게 만들었다"면서 "딴 생각 하지말고 맞을 때 맞더라도 가운데만 보고 던지려고 마인드 훈련을 하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창식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투구폼이 한결 깔끔해졌다는 칭찬을 받는다. 킥킹동작과 볼을 뿌리는 순간 스피드가 한층 빨라졌다. 구위도 최고 시속 145㎞로 고교 시절 최고 기록(142㎞)을 넘어섰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주변에서 밀고 당겨주는 선배들이 있으니 고독한 부담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유창식은 "이번 캠프 동안 직구에 의존하지 않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을 연마했다"면서 "올시즌 슬라이더로 승부를 걸고 싶다"고 다짐했다.

유창식은 올시즌 작은 소망이 동기생 임찬규보다 잘 던졌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올시즌 성공적으로 끝내고 여자친구도 사귀어 보고 싶다"는 게 그 다음 소망이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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