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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의 명품야구 세가지 조건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3-07 13:13


11일 오후 서울 대치동 SETEC 제1전시장에서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 전 시상식에 참가한 삼성 류중일 감독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디펜딩 챔피언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해 '고급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7일 발간된 삼성 라이온즈 팬북에서 그가 밝힌 고급야구는 류 감독이 오랜 기간 구상했던 '명품야구'를 뜻한다. 류 감독은 지난해 감독이 된 첫 해 코리안시리즈 정상에 오르면서 초보 사령탑에 쏟아졌던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삼성이 류 감독의 명품야구를 완성시키기 위해선 세 가지가 잘 섞여야 한다. 명품야구는 성적과 재미가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 따라서 우승 보다 더 힘들다. 챔피언을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동반해야 가능하다.

첫째는 공격야구를 통한 재미를 주어야 한다. 지난해 K-리그에선 전북 현대가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챔피언에 오르면서 성적과 재미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삼성은 2011년 강력한 인상을 주었다. 안지만 정현욱의 중간 계투와 오승환의 철벽 마무리가 상대 타자들을 주눅들게 만들었다. 상대를 방망이로 부수는 것 보다 얻은 점수를 잘 지켜냈다. 지난해 삼성의 정규시즌 팀 타율은 2할5푼9리로 8개팀 중 6위. 팀 홈런도 95개로 4위에 머물렀다.

팬들은 강한 투수를 앞세운 '지키는 야구'보다 불같은 방망이로 많은 점수를 내는 공격야구를 선호한다. 삼성은 살아있는 레전드 이승엽을 새로 영입했다. 류 감독은 이번 시즌 공격야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둘째는 80승 이상의 다승이다. 삼성은 지난해 시즌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이면서 정규시즌 80승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79승(4무50패)에 그쳤다. 명품야구가 되기 위해선 더 많은 승리가 뒤따라야 한다. 최소 80승은 넘어서야 한다. 삼성은 지난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할 때 한국프로야구 최고인 승률 7할6리(77승1무32패)의 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 원년 OB베어스(현 두산)가 그 다음으로 높은 7할(56승24패) 승률을 기록했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승률을 거둔 현대(현 SK)는 2000년대 6할9푼5리(91승2무40패)를 기록했다.

삼성의 객관적인 전력은 8개팀 중 최강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우승 전력에서 누수가 없는 가운데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탈보트와 이승엽이 가세했다. 명품야구로 평가받고 싶다면 80승 고지를 넘어서야 할 것이다.

마지막은 돌아온 라이언킹 이승엽의 부활이다. 그는 삼성야구의 핵이다. 이승엽은 2003년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56개)을 수립하고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가 만 8년이 지나 돌아왔다. 그는 분명 젊은 사자 시절의 이승엽이 아니다. 삼성에서 이제 이승엽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와는 다르다. 줄었다. 새로운 홈런왕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 같은 재능있는 타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승엽이 과거 처럼 빛나야만 삼성야구는 명품에 어울리는 찬사를 받을 수 있다. 중심이 빛나지 않는 명품은 없기 때문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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