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대호, "빈볼 던지면 가만 안둬!"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 진출한 이대호가 연습경기 이틀만에 첫 안타를 터뜨렸다. 이대호는 19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시민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경기 4회초 1사 1사 2루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첫 타점에는 실패한 이대호는 곧바로 대주자 가와바타와 교체됐다.
오키나와(일본)=전준엽 기자 [e-mail]/2012.02.19/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이대호가 일본 투수들을 향해 칼을 빼어들었다. 빈볼이 들어올 경우, 곧바로 응징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니치'는 3일 인터넷판에서, "이대호가 무투파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이 쓴 '무투파'라는 용어는 공격적으로 정면대결하는 부류라는 뜻이다. 이대호가 싸울 상대는 바로 빈볼을 던지는 상대팀 투수들이다.

이대호는 "나는 그렇게 좋은 성격이 아니어서 행동을 억제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며 불특정 다수의 상대팀 투수들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쉽게 말해 자신을 향해 함부로 빈볼을 던질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러한 이대호의 강경자세는 일본 투수들의 견제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이대호는 오릭스 소속으로 처음 출전한 지난 2월18일 한신과의 연습경기 때 상대 선발 아키야마가 몸쪽으로 꽉 차게 던진 공에 새끼손가락을 맞았다. 그러나 심판은 이 공이 배트 그립부분에 맞은 파울이라고 선언했고, 이에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은 크게 화를 냈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이대호는 일본 투수들의 견제 분위기를 직감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먼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 일부러 더 강한 발언을 한 것이다. 게다가 4일부터 시범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에 상대 투수들의 몸쪽 공략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있다.

이대호는 "(사구는) 고의로 던졌는지, 손에서 공이 빠진 것인 지 알 수 있다"면서 "일부러 던지는 것이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일본 투수들에게 경고했다.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이대호가 일본 투수들의 몸쪽 견제를 이겨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