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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욱, 제2의 김사율로 거듭날 수 있을까.
하지만 롯데가 박동욱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 박동욱은 그 기회를 살리려 애쓰고 있다. 일단 양 감독의 눈도장은 확실히 받았다. 양 감독은 잡초 근성을 가진 선수들을 선호한다. 긴 무명생활을 거쳤어도 굴하지 않고 힘든 훈련을 버텨내며 주전급으로 도약한 선수들을 마음속으로 챙긴다. 2010년 말부터 나란히 1군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투수 김사율, 유격수 문규현이 그런 경우다. 박동욱도 비슷하다. 단 한 번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없고 군대도 현역으로 다녀와야 했다. 양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어본 선수여서 그런지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절실함이 느껴진다. 그 점은 매우 마음에 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마인드 뿐 아니라 구위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박동욱은 현재 실전경기에 나서는 롯데 투수들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공을 뿌리고 있다. 벌써 145km에 이르는 구속이 나오고 있고 연습경기 성적도 좋다. 가장 중요한 건 볼끝이다. 양 감독은 "구속도 구속이지만 공을 지켜본 심판들이 하나같이 '볼끝이 매우 좋다'고 평가하더라"라고 말했다. 여기에 투구폼이 매우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박동욱의 투구를 지켜본 롯데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봐왔던 선수 중 투구폼만 놓고 보면 최고"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제구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올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부상이 매시즌 그의 발목을 잡아왔었다. 부상 없이, 지금과 같은 열정을 이어간다면 롯데팬들은 올시즌 제2의 김사율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