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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석코치 시절 마무리 전지훈련지로 최적의 장소임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05년부터 이곳을 찾은 삼성은 한국시리즈 3회 제패를 이뤘다.
SK 최 정은 "5년째 오키나와를 이용하는데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기분좋은 추억이 있다"며 예찬론에 가세했다. 이처럼 한국 프로야구단들에게 오키나와는 '약속의 땅'이자 '우승의 기운이 서린 곳'이다.
왜 '스프링캠프의 메카'인가?
기후, 접근성, 인프라의 3박자가 갖춰진 곳이다. 동계훈련의 중요 요소인 기후를 먼저 보더라도 천혜의 조건이다. 오키나와는 '아시아의 하와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연평균 섭씨 24도의 아열대성 기후를 보이는 지역으로 겨울에도 평균 17도로 온화하고 습도가 적어 시즌을 준비하기에 알맞다. 여기에 발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풍광이 펼쳐져 선수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단기간에 훈련효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지리적 여건 또한 훌륭하다. 일본 최남단 섬이지만 인천공항에서 2시간15분 거리 밖에 안된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항공노선 외에도 히로시마, 나가사키, 구마모토 등 일본 전국과 2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특히 또다른 전지훈련지로 사용 가능한 미야코, 이시가키, 구메지마 등 주변 섬들과의 항공 네트워크도 구비돼있다. 인프라는 상상을 초월한다. 제주도(1848.5㎢)보다 약간 큰 데도 불구하고 야구장이 52개나 갖춰져 있다. 골프장은 45개에 이르고 축구장과 체육관 역시 각각 31개, 68개다. 여기에 육상경기장(41개), 수영장(23개), 실내운동장(14개) 등을 갖추고 있으니 '스포츠 아일랜드'라 할 만하다. 이 곳에 캠프를 차린 국내 구단들이 "부럽다"는 말을 절로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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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진 오키나와
오키나와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집합소다. 올해의 경우 15개 구단이 참가했다. 일본에서는 이대호의 오릭스를 비롯해 요미우리, 주니치, 한신 등 10개 유명 구단이 둥지를 틀었고 한국은 한화, 삼성, LG, SK, KIA 등 5개 구단이 모였다. 선동열 KIA 감독이 삼성 시절 경험을 살려 가세한 덕분에 올해 역대 최다 구단이 집합한 셈이 됐다. 이로 인해 해마다 이맘 때면 한-일 프로팀 간의 '오키나와 리그'가 펼쳐진다. 구단 간 캠프 거리가 1시간 안팎에 불과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원하는 대로 연습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야구팬들에게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리허설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는 재미도 있다. 연습경기장에는 열성팬들의 발길 역시 끊이지 않는다. 오키나와현의 집계(2010년 기준)에 따르면 야구 관련 캠프-개인훈련 유치건수가 83건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수립했다. 비단 '야구 천국'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 1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전지훈련지로 이용됐던 오키나와는 축구 종목에서 15건을 유치했고, 소프트볼과 테니스(이상 3건)의 훈련지로도 이용됐다. 각종 종목을 종합하면 오키나와에서 펼쳐진 캠프는 228건에 달했고, 대회(175건)와 스포츠 이벤트(57건)까지 포함하면 총 460건의 스포츠 컨벤션이 펼쳐졌다. 1997년 총 137건에 비하면 괄목상대한 것이자, 오키나와 역사상 최고 실적이다.
스포츠와 관광이 어우러지다
오키나와는 원래 천혜의 관광지로 유명하다. 여기에 스포츠가 어우러졌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오키나와현이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OCVB)라는 전문기관을 설립해 '스포츠투어리즘'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중-북부, 서해안 등 4개 지역으로 구분되는 오키나와는 보고, 즐길거리가 지천에 널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대 도시 나하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슈리성을 비롯해 교쿠센도우(동양 최장 종유석 동굴)가 있는 오키나와월드, 세이화우타키 성지 등이 있다. 미군기지가 중심인 중부지역은 젊은이가 선호하는 '아메리칸 빌리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3개의 성터와 류큐무라 테마파크 등을 자랑하고, 섬과 섬을 잇는 해중도로도 유명하다.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는 카이요우하쿠공원(해양박람회공원)이다. 1975년 해양EXPO 개최를 기념해 만든 이 공원은 세계최대 규모의 수족관을 보유한 추라우미수족관이 압권이다. 나고 파인애플파크와 장수마을로 유명한 기노자, 오기미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이밖에 주변 섬과 서해안의 해변지역은 남국 정취의 해양레저와 골프가 어우러진 리조트와 호텔들로 즐비하다. 오키나와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교민 박춘심씨는 "오키나와 주민 정서가 정이 많은 한국 사람들과 비슷해서 이질감없이 관광과 스포츠를 동시에 즐기는데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