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추신수와 이치로, 뜨는 별과 지는 별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1-29 14:02


이치로는 지난해 타율 2할7푼6리에 그치며 10년 연속 3할 타율과 200안타 행진이 끝을 맺었다. 2009년 3월 WBC 한국전 당시 이치로. 스포츠조선 DB

2012년, 추신수는 이치로를 넘을 수 있을까.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인 최고의 선수다. 동양 출신 타자와 투수를 통틀어 이치로만큼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수도 없다. 지난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한 이치로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3할2푼6리의 타율, 2428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치로는 최악이었다. 10년 연속 3할 타율과 200안타 행진이 끝을 맺었고, 10년 연속 올스타 및 골드글러브도 놓쳐 데뷔 이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다. 최근에는 시애틀과의 재계약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애틀타임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과 이치로는 이번 겨울 계약 연장에 관해 단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고, 올시즌 후 FA로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시애틀로서는 올해 39세가 된 이치로에게 더 이상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시애틀의 에릭 웨지 감독은 붙박이 톱타자였던 이치로의 타순을 바꿀 것임을 공언하기도 했다. 웨지 감독이 더스틴 애클리, 프랭클린 구티에레스 등 젊은 선수들을 톱타자로 쓸 경우 5년 계약 마지막해인 올해 17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이치로는 2번 또는 하위 타순으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치로는 이제 '지는 별'이다.

반면 추신수(클리블랜드)는 '뜨는 별'이다. ESPN은 28일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5개팀 포지션별 선수랭킹에서 추신수를 우익수 부문 최강자로 전망했다. ESPN은 '추신수는 2011년을 잊고 아메리칸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0명중 한 명이었던 2009, 2010년처럼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추신수가 2013년말 FA가 되면 클리블랜드를 떠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클리블랜드는 연봉 2000만달러에 이를 추신수를 잡을 수 없으며 거포 외야수가 필요한 명문 구단들이 그에게 달려들 것이라는게 요지다.

올해 추신수가 마침내 이치로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한 추신수는 마이너리그에서 늘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았지만, 메이저리그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우익수 자리에 이치로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추신수를 활용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시애틀은 결국 2006년 8월 구원진 강화를 위해 그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했다.

이후 6년이 지났다. 올시즌이 끝나면 두 선수의 처지가 더욱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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