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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 자신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죠."
신정락의 어깨가 탈이 난 이유는 분명했다. 시즌 전 무리한 불펜투구 영향이었다. 신정락은 지난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4000구가 넘는 공을 던졌다. LG 투수 중 1위였다. 캠프에서 많은 공을 뿌리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역동적인 투구폼을 가진 신정락에게는 분명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개막 후 150㎞가 넘는 뱀직구를 던졌을 정도로 몸을 빨리 끌어올렸지만, 너무 빠른 페이스였다.
그는 전면드래프트가 처음 시행된 2010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우타자 몸쪽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급격하게 파고 드는 슬라이더는 '마구'로 불릴 정도였다. 빠른 직구 역시 무브먼트가 좋았다.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투수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었다.
신정락은 10일 잠실구장 내 체력단련장과 보조경기장 트랙에서 진행된 체력테스트에서 투수 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복근을 측정하는 윗몸일으키기는 90초 동안 80개를 해냈고, 4000m 장거리 달리기에서는 20대 투수를 통틀어 4위를 기록했다. 체력테스트 초반 "정락아, 사이판 다시 갈 수 있겠냐?"라고 말한 차명석 투수코치는 테스트가 차례차례 진행될 때 마다 "역시 신정락!"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특유의 성실성이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신정락은 "작년 캠프 때는 내가 없었던 것 같다. 코치님이 정해진 훈련 스케줄을 따라가는데 급급했다"며 "또 남들 하는 것만 바라보고, 그보다 부족하지 않게 더 하려고만 했던 게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했다. 곧이어 "올해 자율훈련을 하면서 나 자신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다행히 결과도 좋은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정락이 가진 공은 분명 매력적이다. 지난 시즌 1할8푼8리의 피안타율에서 나타나듯 몸상태만 좋다면 LG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만 하다.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는 건 그의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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