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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합류 유력' LG 신정락, "2012년은 나를 찾는 해"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01-11 07:25 | 최종수정 2012-01-11 08:58



"이제 나 자신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죠."

LG 마운드에는 유독 팬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투수들이 많다. 부상으로 장시간 자리를 비운 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상위순번으로 입단해 기대를 모아왔던 선수들의 경우 기대치는 더욱 크다. 그중에서도 신정락은 LG 팬들에게는 애증의 아이콘과도 같다.

역동적인 투구폼 탓일까. 부상이 잦았다. 지난해 개막 이전부터 LG 불펜의 핵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11경기서 1홀드에 방어율 1.02를 기록한 게 전부였다. 4월 이후에 1군 기록은 전혀 없다. 어깨 근육 뭉침 현상으로 5월 초 2군으로 내려간 뒤 한달여만에 피칭을 재개했지만, 2군 등판 도중 어깨 통증이 재발했다. 복귀에 대한 의욕, 그리고 팀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아픔을 참고 던져보려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통증 속에 던진 공은 포수미트가 아닌 땅으로 향했고, 어깨 상태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정락의 어깨가 탈이 난 이유는 분명했다. 시즌 전 무리한 불펜투구 영향이었다. 신정락은 지난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4000구가 넘는 공을 던졌다. LG 투수 중 1위였다. 캠프에서 많은 공을 뿌리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역동적인 투구폼을 가진 신정락에게는 분명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개막 후 150㎞가 넘는 뱀직구를 던졌을 정도로 몸을 빨리 끌어올렸지만, 너무 빠른 페이스였다.

그는 전면드래프트가 처음 시행된 2010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우타자 몸쪽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급격하게 파고 드는 슬라이더는 '마구'로 불릴 정도였다. 빠른 직구 역시 무브먼트가 좋았다.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투수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1군에 돌아오지 못하며 '유리몸'이라는 오명이 그를 괴롭혔다. 군입대를 고려했을 정도로 좌절감은 컸다. 하지만 사이판에서 순조롭게 재활과정을 밟고 마음을 다잡았다. 50m 롱토스를 마치고, 이제 20m 거리에서 피칭을 시작했다.

신정락은 10일 잠실구장 내 체력단련장과 보조경기장 트랙에서 진행된 체력테스트에서 투수 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복근을 측정하는 윗몸일으키기는 90초 동안 80개를 해냈고, 4000m 장거리 달리기에서는 20대 투수를 통틀어 4위를 기록했다. 체력테스트 초반 "정락아, 사이판 다시 갈 수 있겠냐?"라고 말한 차명석 투수코치는 테스트가 차례차례 진행될 때 마다 "역시 신정락!"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특유의 성실성이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신정락은 "작년 캠프 때는 내가 없었던 것 같다. 코치님이 정해진 훈련 스케줄을 따라가는데 급급했다"며 "또 남들 하는 것만 바라보고, 그보다 부족하지 않게 더 하려고만 했던 게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했다. 곧이어 "올해 자율훈련을 하면서 나 자신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다행히 결과도 좋은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정락이 가진 공은 분명 매력적이다. 지난 시즌 1할8푼8리의 피안타율에서 나타나듯 몸상태만 좋다면 LG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만 하다.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는 건 그의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지난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러닝훈련을 하고 있는 신정락. 사진제공=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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