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을 은퇴하기로 했어요. 지난 여름쯤부터 만약에 재계약을 못하면 유니폼을 벗어야 겠다고 결심하고 있었어요."
"공식적으로 향후 진로에 대해 말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렇게 말하는 오카모토에게 이번은 세번째 방출이다. 진로를 물어 보기가 약간 어색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은퇴 결심 시점부터 이미 긴 시간이 경과한 상태여서 그런지 내 생각과 달리 평온했다.
"중국 팀의 지도자나 구단의 보조스태프를 해보라는 제안도 있었는데 하지 않기로 했어요." 야구인이 현역을 그만둔 후에도 야구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오카모토는 그걸 택하지 않았다.
또 보조스태프라는 직책은 오카모토의 성격상 어울리지 않는다. 오카모토는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활약한 투수다. 팽팽한 긴장과 이완의 반복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일정한 리듬이 요구되는 보조스태프는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것을 오카모토는 알고 있었다.
"지금은 야구와 상관없는 직업을 택하려고 지인들과 만나고 여기저기 다니고 있어요." 오카모토는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6번째 선수인 오카모토. 그는 한국프로야구로 갔다가 일본프로야구에 복귀한 유일한 선수다. 하지만 대다수의 선수들처럼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기회도 없이 유니폼을 벗게 됐다.
필자 입장에서는 그의 마지막 무대를 준비해야 할 의무감을 느껴 내년 1월말쯤 일본에서 조촐하게 그의 은퇴식을 거행해줄 생각이다.<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