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나지완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다.
"내년에는 진정한 의미의 거포가 되고 싶은 생각이 큽니다. 무작정 홈런에 대한 욕심을 부리겠다는 건 아니고요.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제 스윙을 할 수 있도록 준비중입니다. 타율은 2할8푼 정도가 목표고, 홈런 빈도를 늘려보려구요."
큰 스윙으로 일관하겠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나지완이 말하는 '제 스윙'이란 가진 힘의 80% 이하로 배트를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 장타가 더 많이 나온다. 올시즌에 얻은 소중한 교훈이다.
타고난 장사 나지완. 그에게 힘은 화두가 아니다. 올겨울 목표는 순발력 강화다. 때마침 새로 취임한 선동열 감독이 요구한 '체지방 23%'의주문대로 감량에 나서기로 했다. 쉽지 않은 목표다.
"체지방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kg 정도를 빼야 하더라구요. 일단 캠프 전까지 두자릿수 몸무게를 만들고 시즌 전까지 더 빼 보려구요." 비 활동기간인 연말이 분주해졌다. 쉴 새 없이 산을 타고 여의치 않을 때는 찜질방을 오간다. 웨이트를 통한 근력강화도 병행중이다.
타고난 거포 나지완. 그의 발전 가능성의 끝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어쩌면 2012년 새해가 그의 잠재력 폭발의 원년이 될지도 모르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